광고 마케팅에서 음악의 중요성 : 기억에 더 남게하는 소리의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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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십년동안 대형 광고들 거의 대부분이 단순한 '징글'을 포함하는 음악과 함께 제작되었다. 대형 광고들에서는 왜 이렇게 음악에 진심인걸까? 내 경험상 소형 프로덕션, 단순 홍보 및 마케팅 콘텐츠에서는 상대적으로 음악의 중요성이 낮게 평가되는 것처럼 보인다. 현실에서는 전문가들이 모여있는 현장 필드에서조차 놀라울 정도로 음악의 중요성이 낮게 평가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실제로 음악의 중요성은 굉장히 크다.

광고의 초창기부터 음악과 TV광고는 함께 만들어졌다. 음악이라는건 왜 그렇게 잘 작동하는걸까? 그리고 광고주들은 어떻게 음악을 최대한 이용할 수 있을까? 기억력과 음악의 연결고리를 먼저 살펴보자.

기억력과 음악의 연결성

생각해보면, 우리는 모두 특정한 장소나 특정한 시점을 떠올리게 하는 음악을 알고있다. 어딘가에 가면 그 노래가 떠오르기도 하고, 반대로 어떤 노래를 들으면 그 장소나 그 시점, 혹은 누군가가 떠오르기도 한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음악을 처리하는 뇌의 부분과 감정과 기억을 담당하는 뇌의 부분이 동일하게 사용된다고 한다. (https://www.ncbi.nlm.nih.gov/pmc/articles/PMC2776393/#B22)

음악 자체가 기본적으로 감정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관련된 기억도 강화된다고 한다. 이러한 이론들과 연구 결과들은 일상 생활 뿐만 아니라 영화나 드라마, 라디오 또는 TV광고, 요즘에는 숏폼 광고와 유튜브 광고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음악이 우리 감정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복잡하고 다양하다. 여러가지 연구 결과들은 특정한 음악적 요소들이 어떻게 특정한 감정적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지에 대한 흥미로운 통찰력을 제공한다.

놀랍게도 음악을 통해 높은 확률로 특정한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다. 예를들어 행복과 흥분을 느끼게하고 싶다면, 짧고 빠른 음악을 사용하면된다. 반대로 슬프거나 우울함을 연출하려면 높은 음에서 낮은 음으로 전환되도록 만들면 된다. 어쿠스틱 기타 음악의 경우, 차분하고 정교한 느낌을 낼 수 있다.

이것은 광고주가 시청자에게 불러일으키고 싶은 감정을 반강제로 연출할 수 있다는걸 뜻한다. 더불어서 그러한 감정적 연출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인식한다면, 음악의 가치에 대해서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보통의 경우, 음악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도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이때 음악과 연결된 화면을 보여줄 경우 훨씬 더 효과적이다. 예를들어, 화면에 나타나는 가사나 템포 등이 음악과 일치할 때, 훨씬 더 기억에 남게된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이것을 장기기억 인코딩(LTME)이라고 부른다고 한다.

소니에서 만든 'Balls' 광고를 살펴보자. 이것은 소니의 고화질 LCD TV를 홍보하기 위해 만들어진 영상으로서 샌프란시스코의 구불구불한 언덕 아래로 25만개의 색깔 공을 던져 만들었는데 배경음악으로 호세 곤잘레스의 '하트비트'를 선택했다. 서정적인 느낌과 예술적인 분위기를 내는 음악이다. 광고 영상에서는 슬로우 모션을 적극적으로 사용하고 있는데, 음악의 템포와 잘 어울린다. 영상의 분위기와 음악의 분위기가 굉장히 매력적으로 느껴지며 마치 최면에 걸린 듯한 느낌도 난다.

단순하고 단편적으로 화면과 음악을 일치시키는 것을 넘어서고 싶다면, 노래의 가사와 광고 영상의 스토리에 초점을 두는게 유리하다. (플리 유튜버들이 영화 영상을 화면으로 활용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영화관에서 영화를 본 뒤 집으로 향하는 길에 영화 OST를 흥얼거리면서 걸어가본적이 있다면, 음악의 중요성을 눈치채는게 어렵지 않을 것이다. '수어사이드 스쿼드'라는 영화는 2016년에 나온 영화로 지금으로 따지자면 8년이 지났다. 이 영화에서는 'twenty one pilots: Heathens'라는 OST를 선택했는데, 영화 청중들은 지금도 이 음악을 들으면 영화의 한 장면과 그때 함께봤던 사람을 떠올리는게 가능할 것이다. 음악과 기억력간의 관계는 분명하다.

음악가의 중요성

음악 자체가 그토록 중요하다면, 음악가 자체는 어떨까? 음악가 그 자체도 매우 중요한 요소가 된다. 잘 알려진 노래나 아티스트의 특징들은 광고에서 큰 역할을 담당한다. 이것은 음악 자체가 주는 기억력 증가와 함께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광고 청중에게 더 친숙하고 더 많이 알려진 아티스트 음악은 대중들에게 훨씬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도록 해준다.

예술이라는 측면에서 음악과 광고는 어떻게보면 물과 기름처럼 잘 어울리지 않는 것 처럼 보일 수도 있다. 실제로 과거에는 대기업들과 협업하는 아티스트들에 대한 비난도 있었다고 들었다. 오늘날에는 음악 역시 하나의 콘텐츠로서 광고 제휴는 더 이상 비난받을 일이 아니며, 이런 작업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돈과 브랜딩 효과는 더 좋은 음악을 만들도록하는 동기와 능력을 제공한다. 그리고 최근에는 이런 인식들이 많이 퍼져있다.

음악가가 실제로 광고 영상에 등장하는 경우 훨씬 더 큰 효과를 낸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Neurosight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유명인이 광고에 등장해서 제품을 추천할 경우, 13% 더 높은 기억력 강화가 가능하다고 한다.

요즘에는 AI로 음악도 순식간에 뚝딱 만들 수 있는 시대다. 퀄리티도 훌륭하다. 하지만 AI 제작 음악에는 '음악가'가 빠져있으므로 가까운 미래까지만 따져볼 때, 영향력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경우에 따라서, '음악가'는 '음악'그 자체보다 더 중요할 수 있다. 보통의 사람들은 이렇게 좋은 음악을 만든 '사람'을 좋아하고 싶어한다.

음악을 직접 만들기

일반적으로 광고 영상에서는 기존 음악을 선택한다. 이것이 더 간편하고 더 효과적인 방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도적으로 새로운 광고 음악을 만드는 전략을 채택할 수도 있다. 보통 징글이나 브랜드를 오래도록 알리기 위한 목적의 CM송 등이 제작된다.

국내 기업들 사이에서도 '징글'을 상징으로 사용하는 케이스가 많다. 유승엽 남서울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징글마케팅’을 이렇게 정의했다. “특정한 소리나 멜로디를 들으면 즉각적으로 브랜드나 제품을 떠올리게 하는 기법”이라고 설명하며 “심리학의 고전적 조건화 원리를 활용해 소비자에게 브랜드나 제품을 효과적으로 기억시킨다”고 말했다. ‘고전적 조건화’란 특정한 자극이 주어질 때 무조건적인 반응을 보이게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SK텔레콤의 징글을 떠올려보자. 짧지만 인상적인 효과음을 통해 SK텔레콤을 기억시키고 떠오르게 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SK텔레콤 사용자에게 전화를 걸어본 사람이라면 이것이 무엇인지 바로 떠올릴 수 있을 것이다.

아주 오래전, 음악의 인기도는 라디오 송출이 주도했다. 요즘에는 인스타그램이나 유튜브 등 SNS 플랫폼에서의 숏폼 콘텐츠가 음악의 인기도를 주도하는 추세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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