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얀 눈이 내려앉은 고요한 산사, 예천 용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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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년 1월의 어느 날, 유난히 눈이 많이 내렸던 올 겨울의 예천. 천년의 세월을 품은 고찰 예천 용문사에 다녀왔습니다. 차가운 겨울 공기 속에 섞인 맑은 느낌이 있었던 날이었어요. 눈 덮인 산사의 고즈넉한 풍경을 눈과 카메라에 담아보았습니다. 도심에서 느꼈던 회색빛 추위와는 다르게도 꽤 추운 날이었습니다. 하지만 눈 내린 산사가 주는 특유의 풍경과 분위기는 색다른 힐링이었습니다.

 

차를 타고 구불구불한 산길을 오르는 동안에도 눈 덮인 풍경을 구경할 수 있었습니다. 마침 눈이 많이왔던 날이라서 하얗게 눈 덮인 용문사를 만나보게 되었네요. 용문사에 갈 때 항상 먼저 마주하는건 일주문입니다. 소백산용문사라고 적힌 웅장한 자태를 뽐내는 문이죠. 지붕 위에 소복하게 쌓인 하얀 눈과 밑으로 보이는 단청이 아름다운 공간입니다. 주차장에 차를 대고 입구에 들어서자, 천년 고찰의 첫 관문이 위엄 있는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짧은 길과 계단을 올라 이제 경내로 들어가봅니다.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긴 세월의 흔적을 고스란히 간직한 풍경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전체적으로 넓은 느낌의 마당은 눈 덮인 풍경이어서 더욱 예뻤는데요. 눈 내린 용문사의 풍경이 굉장히 운치 있었습니다. 인위적으로 꾸미지 않아도 자연과 건축물이 하나가 되는 조화로움이 가장 잘 표현되었던 날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바쁘게 돌아가는 현대 사회에서 우리가 잊고 지냈던 여백의 미가 이곳에 있었습니다.

 

조금 더 안쪽으로 발걸음을 옮기면 용문사의 중심 전각인 보광명전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높은 석축 위에 자리 잡은 보광명전은 그 이름처럼 온 세상을 비추는 듯한 느낌을 줍니다. 계단 하나하나를 오를 때마다 마음속에 묵직하게 자리 잡고 있던 근심들이 하나둘씩 사라지는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공간입니다. 전각 앞에는 황금빛으로 빛나는 소원초 진열대가 놓여 있었는데, 차가운 눈밭 위의 황금빛은 따스한 희망의 불빛처럼 느껴졌습니다. 이곳은 고려 태조 왕건의 전설이 서려 있을 만큼 역사적 깊이가 남다른 곳입니다.

 

용문사 안마당 주변을 둘러보면서 눈 내린 풍경을 만끽해보았습니다.

 

계단을 올라가서 보이는 풍경들도 예뻐서 전체적으로 용문사를 한 바퀴 둘러보게 되었어요. 특히 보광명전 옆으로는 국보로 지정된 대장전과 윤장대가 자리하고 있습니다. 경전을 넣어 돌릴 수 있도록 만든 윤장대는 한 번 돌리면 경전을 읽은 것과 같은 공덕이 쌓인다고 하는데요. 비록 밖에서 바라보는 설경에 집중한 여행이었지만, 천년의 지혜가 담긴 건축물들이 눈 속에 간직된 모습은 경이로웠어요.

 

위에서 내려다보는 시선은 아래에서 올려다볼 때와는 전혀 다른 감동을 줍니다. 용문사의 높은 곳에서 지붕을 아래에 두고 산맥쪽을 바라본 풍경은 제가 개인적으로 용문사에서 가장 좋아하는 뷰(view)인데요. 사계절 모두 예쁜 풍경을 보여주는 포인트이지만, 눈 내린 날의 용문사의 풍경은 훨씬 더 특별하더라고요. 

기와지붕의 곡선 너머로 소백산맥의 능선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자연을 거스르지 않고 건물 안으로 산세를 끌어들인 선조들의 지혜에 매번 감탄하는 순간입니다. 

 

아직 아무도 밟지 않은 듯한 눈 덮인 길도 많았는데 뽀드득, 뽀드득 소리가 기억에 남습니다. 눈 밟는 소리가 용문사 전체에 들리는 듯 했어요.

 

예천 용문사에서는 용문사 템플스테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소원지 작성 및 소원등까지 몇 가지 프로그램들이 있어서 참여하기에도 좋은 공간입니다. 하룻밤 머물며 시간을 보내고 스님과 차담을 나누는 템플스테이는 진정한 휴식을 원하는 분들에게 추천합니다.

 

올라갔다가 다시 내려오는 길에도 구석구석 둘러보았습니다. 마당에 깔린 눈이 정말 예뻤어요. 나오는 길에서 자운루 기둥 사이로 보이는 세상은 들어올 때보다 따뜻해 보이더라고요.

2026년의 시작을 예천 용문사에서 맞이한 것은 정말 행운이었다고 생각해요. 이렇게 눈이 소복하게 내린 풍경을 만나는건 쉽지 않거든요. 겨울이 가기 전, 예천 용문사에서 마음의 짐을 내려놓고 진정한 쉼표를 찍어보시길 바랍니다.

[예천 용문사 여행 정보]

  • 위치: 경상북도 예천군 용문면 용문사길 285-30
  • 주차: 넓은 무료 주차장이 마련되어 있어 편리합니다.
  • 복장: 산사 특성상 도심보다 기온이 3~4도 더 낮고 바람이 찹니다. 겨울에 방문하실 땐 따뜻하게 입고 가셔야합니다.
  • 주변 명소: 초간정, 회룡포, 삼강주막 등 예천의 명소들이 멀지 않은 곳에 있어 연계 관광을 즐기기에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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