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크리에이티브와 악플에 노출되는 관계
- 칼럼 에세이
- 2026. 2. 11.
내 책을 검색해보다가 밀리의서재에 내 책이 있다는 댓글 후기가 있어서 찾아가보았다. 있는건 알고 있었는데 얼마나 있는지, 그리고 후기들도 궁금해서 나도 모르게 읽어보게 되었다.

나는 여전히 종이책을 선호하지만, 요즘 사람들은 아이패드나 폰 같은걸로도 책 같은걸 많이 보기 때문에 전자책 형태의 책도 많이들 읽어보시는 것 같다. 나는 밀리의서재나 윌라 등에서는 전자책은 별로 안맞아서 이용하지 않고 주로 오디오북만 이용하는 편이다. 이동하면서 듣거나 설거지할 때 듣거나 뭐 그렇게 한다.
책 한 권을 골라서 내용을 보니 댓글이 수십개가 있는 책이 있었다. 나도 모르게 궁금해서 읽어보게 되었다. 좋은 댓글들도 있고 안좋은 댓글들도 있고 대략 반반 정도였던 것 같다. 모두들 내 책을 봐주신분들이기 때문에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심지어 나쁜 댓글이라고 하더라도, 어쨌거나 내 책을 잠깐이라도 봐준 사람, 내 콘텐츠를 클릭해준 사람이므로 그것조차 감사하게 생각한다. 누군가에게 내 콘텐츠가 어떤식으로든 영향을 준다는건 아주 흥미로운 경험이니까.
블로그 후기에서는 전체적으로 괜찮은 리뷰들이 많은데 온라인 서점은 또 다른 것 같다. 아무래도 블로그 리뷰는 시간이나 글이나 사진이나 이런게 더 많이 필요해서 어느정도 만족했던분들만 리뷰를 올렸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예전에 같이 잠깐 일했던 20대 젊은 여성 A씨의 경우, 외모도 괜찮은 편이고 끼도 있는 편이라서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릴스 같은 숏폼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인플루언서를 꿈꾸고 있었다. 특히 끼가 굉장히 중요한데, 카메라 앞에서 춤을 추거나 먹방을 찍거나 하는건 보기에는 쉬워보여도 막상해보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라는걸 알게 된다. 아무튼 그래서 이 친구가 처음에 이런저런 영상을 만들어서 올려보게 되었는데 두 달인가 안되어서 악플 3개 정도 달려서 그거 읽어보고 충격먹고 그 다음부터는 콘텐츠를 안만들게 되었다. 요즘에는 그냥 소소하게 만들어서 올리고 뭐하고 하는것 같고 메인으로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멘탈이 진짜 중요하다. 이 바닥에서 강철멘탈은 필수다. 콘텐츠 크리에이티브를 제대로 하려면, 아주 예민하고 풍부한 감수성을 소유하고 있어야한다. 그래야만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기획할 수 있다. 그런데 역설적이게도 예민한 감각과 풍부한 감수성을 가진 사람들은 악플에는 가장 취약하다. 그래서 이런 사람들은 오래도록 콘텐츠 크리에이티브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 오히려 나처럼 악플 같은거에 무덤덤하고 별로 신경 안쓰고, 억지로 그런 댓글 같은걸 안보기 위해서 노력하는 사람들이 롱런하는 케이스가 많다. 어쨌거나 이 세상의 모든 콘텐츠라고하는건 모든 사람을 다 만족시킬수는 없기 때문에, 공개된 콘텐츠는 항상 악플 등에 노출되어 있는 상태라고 할 수 있다.
사람들은 내가 인스타그램을 하루종일 하는줄 알지만, 실제로 나는 인스타그램에 사진 올리고나서는 절대로 안본다. 인스타그램에는 하루 이용 시간을 확인하는 기능이 있는데 나의 경우 하루 이용시간 평균이 5분~20분 내외다. 10분 넘어가는 경우는 보통 인스타그램에 문의가 와서 답장해주거나 숙제 때문에 뭔가를 해야할 때가 포함일 경우고, 평소에는 5분 정도다.
억지로 안보는 경우도 있지만 나는 올리고 싶을 뿐이고 나 자신을 홍보하고 PR하는데 집중하고 싶을 뿐이지, 다른 사람들과 의미없게 소통하는건 크게 고려하지 않는다. 하지만 다른 사람들의 행동패턴은 나와는 좀 다르다. 예를들어 내 친구 B씨는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리고나면 누가 좋아요를 눌렀는지, 누가 댓글을 달았는지, 누가 스토리를 보았는지 등이 궁금해서 못참고 안절부절하면서 5분마다 한번씩 인스타그램을 새로고침한다. 좋은 댓글이나 괜찮은 반응이 나오면 히죽거리다가도, 나쁜 댓글이나 별다른 반응이 없으면 우울해한다. 이건 심지어 혼자있을 때가 아니라 나와 함께 있을 때에도, 누군가와 커피를 마시고 있을 때에도 그렇게 한다! 나는 이 친구 B씨가 굉장히 불행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해서 그렇게 하지말라고 말해주었지만 고쳐지지 않았다.
이건 주식투자와도 비슷한 현상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처음 투자를 하는 사람들은 100만원만 투자해놔도 가격이 계속해서 바뀌는걸 보면서 안절부절하고 못참는다. 그러다가 최저점에 팔아버리거나 최고점에 추격매수 들어가게되고 결국엔 장기 수익률을 모두 망가지게 만든다. 하지만 이런것에 초연해지고 장기투자를 할 수 있게 되면, 1억을 투자해놔도 증권사 앱을 보지도 않고 나중에는 앱 업데이트도 안해서 접속조차 안되게 된다.
온라인 세상의 소음에 초연해지는건 굉장히 어려운 일이다. 때때로 말은 칼보다도 더 날카롭다. 악플 때문에 극단적인 선택을 한 많은 연예인들의 사례를 우리는 보아왔다. 정신적인 고통과 피해는 때로는 신체적인 피해보다 더 아프다. 내가 학생 때 숙제를 안해가거나 준비물을 안챙겨가면, 선생님은 회초리로 손바닥이나 엉덩이를 때리면서 벌을 주었다. 차라리 그게 낫지, 30분동안 잔소리 듣는건 오히려 더 싫다. 잠깐 아프고 마는게 차라리 낫다. 회초리 맞은 손바닥은 5분만 지나도 아프지 않게 된다. 하지만 정신적인 고통과 스트레스는 5분이 아니라 5개월도 가고 5년도 갈 수 있다.
인터넷 세상에는 정말 많은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별의별 사람들이 다 있다. 우리가 상상해보지도 못한 그런 사람들도 온라인에는 많다. 어떤 사람들은 아무런 이유없이도 누군가를 공격한다. 물론 그것조차 그 사람의 자유의사표현이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재미있게도 온라인에는 이런 사람들이 훨씬 더 활발하게 활동한다. 오히려 정상적이고 침착한 사람들은 온라인에서 시끄럽게 떠들지 않기 때문에, 그 사람들의 이야기는 온라인에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 이런 사실을 알고 이해하고나면 악플이나 나쁜 의사표현에 대해 조금은 초연해질 수 있다.
되돌아보면, 나도 초창기에는 악플 등에 연연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었던 것 같다. 이건 사람이라면 누구나 경험하는 코스 중 하나다.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거쳐야하는 필수 퀘스트 같은거다. 곰곰히 생각을 해보면, 온라인이든 오프라인이든 악플이나 나를 욕하는 사람들에 대해서 초연해지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신감을 가져야하고 다음으로 경제적으로 여유를 가져야한다는게 내 생각이다. 이게 진짜 엄청나게 중요하다.
그러니까 나는 과거에는 가난했고 가진것도 없었고 미래가 불투명했고 불안했기 때문에 악플이나 오프라인에서 나를 욕하는 사람들에 대해 제대로 초연해지기 힘들었다. 어느순간부터 달라졌다. 내가 하는 일이 잘 풀리고, 책도 많이 쓰고, 여러가지로 일들도 많이하고 하면서 나는 바빠졌고, 그러면서 경제적으로 과거보다 윤택해졌다. 이렇게되니까 자연스럽게 악플이나 오프라인에서의 비난에 대해서도 초연해질 수 있었다. '어차피 저 사람이 뭐라고 하건간에, 내가 지금 먹고사는데는 아무런 지장이 없는데?'라는 생각을 할 수 있게 되면서, 엄청나게 자유로운 기분을 느낄 수 있게 되었다. <그리스인 조르바>가 된 느낌이랄까? 나는 다른 사람들도 이런 경험을 꼭 해보는걸 강력하게 추천하고 싶다.
두번째로 악플이나 아니면 오프라인에서의 비판과 비난조차 자신의 원동력과 에너지원으로 쓸 수 있다는점이다. 악플이나 오프라인 비난에서도 무지성으로 아무런 근거없이 공격하는 것들도 많다. 외모 비하라거나 말투 비하 등등도 많다. 심지어 이런것조차 자신의 원동력과 고칠점으로 회수할 수 있다는게 내 생각이다. 그리고 내용을 지적하거나 이런 부분들에 있어서도, 이런것들은 물론 공격적인 글로 쓰여져있긴 하지만, 그 공격적인 말투를 벗겨보면 하나의 의견으로서 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으로 삼을 수도 있다.
카네기 <인간관계론>이었나? <행복론>이었나?의 책에 보면, '사람들은 죽은 개는 걷어차지 않는다'라는 뉘앙스의 문장이 나온다. 오래전에 읽었던 책들이라서 정확한지는 모르겠다. 무슨 얘기냐면, 사람들은 자신에게 위협이 되지 않으면 관심을 주지 않는다는거고, 어쨌거나 악플이든 선플이든 댓글이 달렸다는 것 그 자체, 그리고 오프라인에서도 누군가 나를 비난한다는것 그 자체는 내가 어떤식으로든 그 사람에게 영향을 주었다는 뜻이라는거다.
내가 정말 스스로 생각하기로, 내가 그 사람보다 더 나은 사람이고 앞으로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다고 굳게 믿는다면, 그 사람들의 의견은 아예 무시하는것도 가능하고 잊어버리는 것도 가능하며 그 사람들의 의견을 나의 보완점을 채워줄 자원으로도 쓸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