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방송 CCTV가 ‘고급지식의 대중화’를 모토로 기획한 인기 교양 프로그램 [백가강단]의 강의를 엮은 책 답게, 상당히 논리적이면서도 이해하기가 쉽다. 문체도 경어체다. 평어체로 했어도 좋겠지만, 경어체로 하니 책을 읽는다는 느낌보다는 강의를 듣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다가오는 본문 내용을 담고 있다.
삼국지에 나오는 제갈량의 각종 노력들과 전략들을 현 상황과 함께 녹여낸 이 책은
생각보다 훨씬 재미있고, 생각보다 훨씬 유익하다.
살아가면서 가장 힘든것은 바로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조직에 있는 사람이라면, 상사나 부하직원 혹은 임원들과의 교류관계가 상당히 힘든 과제로 다가오는데, 이것은 사실 고전에서도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사회 기본구조에 속하는 시스템이다.
제갈량은 승부처는 사람에게서 나온다는 일념하에 천재적인 능력을 발휘했었다.
이 책은 거기에 대한 다양한 처세법과 전략(이 책에서는 초식이라는 표현을 씀)을 엿볼 수 있는 기회다.
공명의 지혜는 사실 책 한권으로 나타내기에 어려울 정도로 열거하기 힘들텐데,
그 중에서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현 시점의 조직에서의 연관성'을 기초로 하여
핵심적인 몇가지들의 내용들만 추려낸 뒤 책으로 엮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일반적인 고전분석 자기계발서적처럼 제갈공명 따라하기 식이 아니라,
확실하게 그 당시의 상황을 분석하고 심리를 파악한 뒤에,
왜 제갈량은 그 시점에 그렇게 행동했는가를 논리적으로 따져들면서 메시지를 나타내는 재미있는 책이다.
중국 매체가 선정한 대륙 10대 강사 중 한 명인 저자 자오위핑趙玉平은 인력 자원과 팀장 리더십에 정통한 중국 고전 관리 사상의 전문가답게 오늘날 기업 간부 및 중간관리자, 팀장들이 고민할 법한 직장 내 용인술의 정수를 체계화된 이론을 바탕으로 전달한다.
본문으로 미루어 보건대, 내 생각에 저자는 심리학에 상당히 정통해 있다.
단순히 학문만 갈고 닦거나 혹은 역사 그 자체에만 집중하는 것이 아니라,
그 당시 상황에서 누군가가 그런 선택을 했던 배경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즉, 특정 인물이 예전에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에 대한 심리상태를 완벽하게 포착하고 있다.
예를들어, 유명한 '삼고초려'에서 유비는 왜 세 번이나 찾아갔는지?
또 제갈량은 왜 두 번째까진 얼굴도 비추지 않다가 세번째에 만나 주었는지?
같은 그 당시 정황과 심리상태를 확실하게 예측하고 심리상태를 분석해서 조목조목 이야기한다.
이것은 새로운 시각이다.
역사적인 상황만 읽어낼 뿐, 그 당시 그 사람의 심리상태를 파악하기란 상당히 어려운 문제였는데, 이 책을 통해 일부분일지라도 이해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이 책은 매력적이다.
이 책 <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은 삼국시대의 나라를 현 시대의 기업과 일치화 시킨다. 즉, 촉 나라의 군사 제갈량은 현시점의 기업으로 치자면, 낙하산으로 굴러 들어온 2인자다. 거의 어느날 갑자기 올라온 부사장 정도랄까.
이 상황에서 부사장은 어떻게 해야 할 것인가?
이 책은 이런 물음들에 대한 정답을 확실하게 제시하고 있다.
즉, 기업의 간부와 조직의 핵심인재가 어떻게 상사의 마음을 움직이고, 또 어떻게 부하직원을 충성스럽게 만들며 자신에게 유리한 판세를 짜서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지 제시한다. '공명의 지혜'를 통해 기업 생활에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지혜를 한껏 배울 수 있다.
역시나 중요한것은 '사람' 그 자체다.
승부처는 예나 지금이나 동서고금 막론하고 '사람'이다.
어떻게 처세를 할 것인지, 용인술을 어떤식으로 격발시킬 것인지,
인재는 누구이며 업무는 어떻게 훈련시켜야 할 것인지,
기업과 조직 내부에서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에 대한 대응 원칙을 조언하면서도,
가장 중요한 인간관계의 위기를 극복하고 또 인간관계를 통해 기회를 어떻게 창출할 수 있는지에 대한 전방위적인 사실들과 사유들이 역사적 시간과 함께 물 흐르듯이 진행된다.
책의 표지는 본문 내용에 비해 약간은 투박하고 고전적이다.
하지만 본문 내용은 매우 산뜻하고 신선한 느낌이다.
출판사는 '위즈덤하우스'.
대형출판사임을 생각해볼 때, 표지디자인이 조금 아쉬웠다.
라는 명칭답게 말 그대로 진짜 책략서다.
책의 뒷 부분에는 꽤나 많은 부분을 할애하여 《삼국지》[제갈량전](배송지裴松之 주) 전문을 번역 하여 수록해 두었기 때문에 마지막 마무리 하기가 참 좋다.
비주얼은 약간 두꺼운데, 연대기적 상황에 따라 진행되고 사건사고에 팩트가 맞춰져 있기 때문에 지루하게 느껴지진 않는 책이다. 왜냐하면 스토리 라인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 책은 삼국지에서 자기계발요소. 특히 인간관계와 처세에 대한 요소를 확실하게 필터링 후 뽑아낸 책이다. 일독 후에 책 뒷부분에 대한 글귀에 눈길이 자꾸 가면서 나도 모르게 동의하게 된다.
"우리가 아는 제갈량은 제갈량의 껍데기일 뿐이다!"
마음을 움직이는 승부사 제갈량 - 자오위핑 지음, 박찬철 옮김/위즈덤하우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