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의 기록]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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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은 왜 모든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 것일까?

딱딱하게 생각해보면 여행이라는것은 매우 피곤한 일이다.
여행을 떠나기 전부터 계획을 세우고, 먹을 것을 구매하고, 예매를 하고, 길을 조사하고, 가방을 싸고, 카메라와 휴대전화를 충전하고, 차를 세차하거나 준비하고, 다양한 물건들을 잔뜩 챙겨놓아야 한다. 여기에 소비되는 시간과 돈, 에너지와 정력은 꽤나 많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것을 기꺼이 감수한다.
또 조금이라도 유명한 관광지에 갈 경우 사람들이 무지하게 많을 확률이 높다. 걷는 것보다 느린 차들 때문에 한동안 진입조차 힘들 수도 있다. 어디에서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튀어 나왔는지 의아할 정도로, 엄청나게 많은 인파 때문에 여행이 아니라 무슨 군대에 와 있는 느낌이 들지도 모른다.



굳이 따지자면 여행은 아주 비효율적인 일이다.
목적지에 도착하기 위해 하루 반나절 이상을 차 안에서 멍하니 보내야 할 때도 다반사이고, 갑작스런 일기의 변화 때문에 계획이 취소되거나 우회되는 경우도 많다. 또, 일반적인 나들이보다 훨씬 많은 돈이 들어간다. 평소에 죽기보다 싫은 직장에서 일하여 받은 보수를 여행으로 갈음하기엔 그 대가가 너무 크지 않은가?

그리고 여행은 잃는 것에 비해 얻는 것이 적다.
많은 사람들이 여행을 통해 견문을 넓히고 다양한 경험을 하다보면 무언가가 자동으로 이루어질 것이라고 말한다. 안타깝지만 그것은 신기루다. 가령, 전교에서 1등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여행보다는 공부를 해야 목적을 이루는게 빠르다. 그런데도 언론매체나 일반적인 담론에서는 여행이야 말로 그동안 느껴보지 못했던 무언가를 배우는 게 가장 빠른 지름길이라 떠들어댄다.

요즘에는 다양한 IT기기 덕분에 언제 어디서든 사진이나 동영상을 촬영하여 추억으로 남길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디지털의 발달 덕분에 여행을 통한 추억은 확실히 줄어들었다. 요즘 사람들은 여행을 위한 여행이 아니라, 단지 사진촬영을 위한 여행을 떠난다.
“남는 것은 사진이다.”는 일부 맞는 말이지만, 요즘은 여행보다 사진이 더 많이 남게되어 배보다 배꼽이 더 커졌다. 즉, 사진이라는 기술이 당신의 기억과 여행의 즐거움을 모조리 뺏어가버린다는 것이다. 그럴 것 같으면, 구글 어스 등을 활용하여 해당 지역을 2초만에 방문해서 마음껏 구경해 볼 수 있는데도 사람들은 왜 굳이 여행의 즐거움을 사진에 뺏기고 있는걸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행은 필요하다.
지루한 일상에서의 탈출, 좋은 사람들과 장시간의 대화, 맛있는 음식, 색다른 풍경, 전혀 다른 사람들, 소비를 통한 쾌락, 준비를 하고 상상을 하며 느껴지는 설레임, 아주 조금이지만 여행을 통한 경험, 조금의 사진 때문에라도 여행은 필요하다. 전혀 새로운 무언가를 만난다는 것은 언제나 우리에게 활력을 주기 때문이다.

결국 중요한것은 여행 자체의 옳고 그름이 아니라,
어떤 여행인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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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64)

  • 이전 댓글 더보기
  • 2013.03.08 06:07 신고

    어떤 여행인가?
    요즘은 사진찍는 여행으로 바뀌어 아쉽습니다!

  • 2013.03.08 07:54 신고

    가을빛의 사진과 글 잘 보고 갑니다. 즐거운 시간 되세요

  • 2013.03.08 07:55 신고

    여행은 누구나 마음을 설레게하죠.
    잘보고갑니다

  • 2013.03.08 09:01 신고

    여행은 언제나 좋죠.
    불금되세요

  • 2013.03.08 09:28 신고

    멋진 풍경 잘봤어요
    근데 등장인물들 보니 외국인가보네요?

  • 2013.03.08 09:35 신고

    아주 비효율적인 것... 공감합니다~ 근데 저는 그것에서 오히려 매력을 느끼는듯해요~ ^^
    비행기타고 2시간에 갈거리를 버스로 20시간씩가면서 말이지요 ㅋ

  • 2013.03.08 10:03 신고

    좋은 글 너무 잘 읽어보고 갑니다^^
    아무쪼록 기분좋은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2013.03.08 10:11 신고

    주말여행가면 특히 인기있는 곳에 갈 경우 잘못하면 헬게이트를 경험할 수 있는....

  • 2013.03.08 10:16 신고

    여행은 많은것을 얻을수 있게 해주죠^^
    오늘 하루도 활짝웃는 좋은 하루 보내세요^^

  • 2013.03.08 10:22 신고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많은 걸 생각해보게하네요..

  • 2013.03.08 10:27 신고

    멋진 말씀이십니다~ 전 여행하면 딱 떠오르는 것이 기대감 내지는 흥분된다는 것이더라구요.
    새로운 곳에 내 자취를 남길 수 있고, 뭔가 새롭다는 느낌이 들기도 합니다~
    각 단어에 대한 흥미로운 정의, 잘 읽었습니다~ ^^

  • 2013.03.08 11:36 신고

    좋은 글 너무 잘 보고 갑니다^^
    행복한 하루 되시기 바랍니다!

  • 2013.03.08 11:45 신고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
    알찬 하루를 보내세요~

  • 2013.03.08 13:31 신고

    덕분에 좋은글 잘 보고 갑니다~
    즐건 하루 되시길 발애ㅛ~

  • 2013.03.08 14:01 신고

    잘 보고 갑니다~ ^^ㅎㅎ
    여행이라.... 저는 단순하게.. 한 인간으로 태어나서 최대한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살고싶은 염원에서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해요..ㅎㅎ
    얻는 것이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굳이 무언가를 얻으려고 살아가는 것은 아니잖아요? ^^
    인간이 태어나서 해야 할 일들은 하고.. 다시 사라지는 때 까지..
    그래도 그 과정에서 많은 경험이란 것을 하고 싶으니 그런 것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기계같은 삶이잖아요 가뜩이나..ㅠㅠㅎㅎ

  • 2013.03.08 14:29 신고

    여행이 너무너무 필요한 시점이군요..ㅠ
    떠나고 싶습니다.ㅠ

  • 2013.03.08 15:13 신고

    어떤 여행을 하느냐는 매우 중요한 것 같습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세요~

  • 2013.03.08 15:52

    꼭 멀리가는 것이 여행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출퇴근, 등학교길 걷는 일상도 여행이 될 수 있으니까요. ^^
    여행은 쫓아다니는 것 보다 개발하는 것이 더 의미 있다 생각합니다.

  • 2013.03.08 16:19 신고

    "누구와 밥을 먹느냐"처럼 "어떤 여행을 하느냐"는 정말 중요한 문제지요.

  • 2013.03.11 11:53

    어떤 여행을 하느냐에 따라 그 여행에 대한
    의미가 달라지는 것 같습니다. 포스팅 잘 보고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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