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3자의 기록] 무신날
- 칼럼 에세이
- 2014. 10. 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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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시장이 들어서는 지방도시 근처에선 어르신들이 "무신날"이라고 말하는걸 흔히 듣게된다.
무신날이란 단어는 '무슨날'의 오타나 잘못된 발음이 아니다. 현재까지 통용되는 의미는 크게 2가지다.
첫번째는 신이 없는 날을 뜻한다. 옛 현인들은 12지신과 각 종교적 의미에서 신의 가호를 받고 있다고 여겼다. 그러나 신이 1년 365일 활동할 수 없기 때문에 신이 쉬는 날, 한마디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 날을 무신날이라 불렀다. 현대에도 '손 없는날'이라고해서 이사갈 날짜를 잡곤 하는데, 손 없는날은 귀신이 없는 날이다. 손 없는 날에는 악운이 따라붙지 않는다. 신이 없는 무신날에는 별다른 행운이 따르지않는 날이며, 특별한 일이 없는, 그저그런 평범한 날이다.
두번째는 5일장이나 6일장 등이 서는 장날이 아닌 다른 날을 뜻한다. 5일장(예를들어 매월 2일과 7일)이 들어서는 날은 '장날'이라 부르고 나머지 날은 모두 '무신날'이 된다. 이 의미는 오늘날까지 통용되며, 어른들 사이에선 당연히 소통가능한 단어다. 표준어를 고수하는 젊은이들은 '장날'과 '평일'로 그것을 구분할 수 있을텐데, 과거엔 '장날'과 '무신날'로 구분했다.
무신날 중에서도 '장 전날'처럼 장날 D-1일 같은 세부적인 의미를 갖는 날도 포함되어있다. '장 전날'과 '장 뒷날'이 특히 많이 통용되며, 그외에는 그냥 무신날이된다.
오늘날에는 신이 없는 날보다는 '장날이 아닌 날' 의미의 무신날이 보편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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