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 의성 산수유 꽃 축제 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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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6. 3. 29.
2016 의성 산수유 꽃 축제 현장
2016년 의성 산수유 꽃 축제는 올해로 9회째를 맞았다. 어느덧 9살이나 된 어엿한 정식 축제다. 산수유마을로 불리는 의성 사곡면 화전 2리는 골고루 흩어진 산수유 나무로 유명하다. 매년 3월이면 이 곳엔 노란색 물결이 요동치며 아름다운 자태를 뽐낸다. 수령이 300년이 넘는 산수유나무 3만여 그루는 보는 이로 하여금 감탄을 자아내기에 부족함이 없다.
올해도 어김없이 의성 산수유 꽃 축제 현장을 찾았다. 벌써 몇 년째 꾸준히 다녀오는 곳이다. 제 9회 의성 산수유 꽃 축제는 3월 26일 토요일부터 4월 3일 일요일까지 9일간 개최된다.
매번 문제점으로 지적되던 주차 및 차량 통제 문제를 해결하고자 올해엔 무료임시주차장과 셔틀버스 운행 시스템이 도입됐다. 원래는 근처까지 차를 끌고갈 수 있었고 적당한 위치에 차를 주차하고 걸어가야하는 방식이었는데 방문객에 비해 주차공간이 너무 협소해서 차를 돌리기가 일쑤였다. 작년까지만해도 주차할 곳이 없어서 무려 1시간(왕복은 2시간)을 걸어서 가야만했다. 올해엔 셔틀버스 투입으로 그나마 사정이 나아진 셈이다. 무료셔틀버스는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행한다.
무료셔틀버스는 다양한 차종이 있었다. VIP리무진을 비롯해 일반 시내버스형태도 있었다. 매번 갈 때마다 주차 및 차량 통제 문제로 곤욕을 겪었는데 올해에도 크게 개선되진 않았다. 관람객 편의를 위해 꽤 넓은 주차장과 무료셔틀버스를 투입했지만 인원 예측에 실패하는 바람에 오히려 더욱 골치아파진 모습이었다. 보도자료에 따르면 첫 날에만 2만여명이 인파가 전국에서 몰려들었다. 셔틀버스 몇 대로는 해결할 수 있는 수준이 아닌데다가 주차장 → 축제장으로 향하는 도로 역시 통제되지 않은 일반 차량들로 꽉 막히면서 셔틀이 제대로 움직이기도 어려운 상황이었다. 무료주차장에도 주차공간이 아닌 곳에 주차하는 얌체족으로 인해 길이 막혀 몸살을 앓았고 우리 일행이 탄 버스 역시 20분가량을 갇혀있어야만 했다. 결국 의성 산수유 꽃 축제를 방문코자 한다면 이른 아침에 가야한다.
산수유 꽃 축제 현장은 축제 첫 날임에도 불구하고 꽃이 많이 피어있었다. 아마 축제 중반에 다다르면 만개할 것으로 보인다.
산수유는 가까이 다가가서 보면 더욱 예쁘다.
축제장은 화전 2리다. 산수유 길을 따라 2km 정도를 이동하면 전망대와 전시관을 만날 수 있다. 크게 뭐 볼거리가 있는건 아니다. 적극 권하기는 힘들고 시간과 체력이 여유되는 사람이라면 한번쯤 가보도록 하자.
산수유마을 종합안내 이정표. 등산로 또는 산수유 꽃 길을 택하여 이동할 수 있는데 산수유 꽃 길이 훨씬 낫다.
산수유 나무는 대학나무로 불리기도 했다.
붉은 열매와 마을 처녀의 이야기도 재미있었다.
4월 2일에는 산수유 마을에서 라디엔티어링이 열린다. 라디엔티어링은 라디오를 들으며 걷는 행사다. 길은 당연히 산수유 꽃 길.
이번 축제장에서는 독특하게 가오리연을 나눠주고 있었다. 그것도 공짜로! 바람이 살랑살랑 부는 봄 날씨여서 그런지 연도 나름 잘 날았다. 하지만 축제장이 워낙에 복잡하다보니 여유롭게 연을 날릴 수 있는 장소는 마땅치 않다.
바로 옆에서는 의성사과를 판매 중이었다. 가격은 저렴한 편이었고 시식도 해보았는데 준수한 맛이었다.
축제장 맞은편엔 산수유마을복합센터라는 자그마한 건물이 있다. 호기심이 일어 들어가봤는데, 볼 것 아무것도 없는 그냥 일반 사무실이니 기대감을 갖는건 금물이다.
축제에 빠지면 섭섭한 노래자랑 시간.
작년에 열리고 미처 떨어지지 않은 산수유 열매들이 쭈글쭈글한 영감처럼 자리를 보존하고 있었다. 갓 태어난 싱싱한 꽃과 늙어버려 축 늘어진 열매가 묘한 조화를 이루었다.
산수유에도 벌이 날아온다. 꽃은 좋아하지만 벌은 극도로 싫어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알아두어야 할 건 대부분의 꽃에는 벌도 있다는 점이다. 억지로 위협을 가하지 않는 이상 벌에 쏘이는 낭패를 당할 일은 거의 없다. 아름다운 것에는 언제나 벌이 꼬이기 마련이다. 만약 벌이 없는 꽃이라면 그 꽃에는 생명이 잉태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들 역시 꽃과 닮았다. 아무리 뛰어난 사람이라도 벌처럼 날카로운 부분이 있고, 단점도 있다. 주변에는 벌처럼 고마운 사람과 때로는 벌처럼 나쁜 사람이 공존한다. 그것이 자연이고 삶이다.
작년에는 당나귀 꽃마차 체험도 있고 하더니 올해엔 보이지 않았다. 나무는 옛 것 그대로이고 축제장도 크게 다를 것 없었지만 산수유와 꽃은 아무래도 예뻤다. 정말 아름다운 산수유마을이지만 주차 문제로 인해 그 아름다움이 반감되는 것 같아 너무 안타깝다. 10회째를 맞는 내년에는 주차문제가 100%는 아니더라도 어느정도 해소되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