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SNS에 안동 명소를 포스팅하지 않는 이유

내가 SNS에 안동 명소를 포스팅하지 않는 이유

나는 오래도록 블로그와 SNS를 통해 여러 곳의 안동 명소들을 최초로 공개해왔고, 이후에는 우리 편집자와 관리자 등이 함께 더욱 예쁜 콘텐츠로 꾸며서 더 많은 이들이 볼 수 있게끔 하기 위해 많이 노력했다.

우리는 안동을 좋아했고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바로 여기에 있다고 강하게 믿었다. 안동에는 너무나도 매력적인 곳이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갈 데 없다'는 인식이 강했기 때문에 우리는 우리가 할 수 있는 일, 그러니까 사진을 찍거나 글을 쓰거나 하는식으로 우리가 할 수 있을 일을 통해 그런 것들을 조금은 타파해보자는 어떤 비전같은게 있었다.

처음에 음식점 소개로 시작했던 안동맛집지도 SNS 채널은 음식점 뿐만 아니라 다양한 안동 명소와 여행지들도 최초로 공개해왔고 전국의 많은 채널, 심지어 오피셜 채널과 방송 채널에도 흔쾌히 자료를 제공해왔다. 돈 한 푼 받지 않고 오로지 공익적 목적을 위해서 자료와 정보를 제공했다.

우리는 이런 일이 좋았고 많은분들이 좋아요와 댓글을 달아주고 실제로 그곳을 방문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낸 뒤 인스타그램이나 블로그 등에 후기를 남기는걸 보면서 뿌듯해했다. 수년간 사비 털어서 이런 일을 하면서도 지금까지 우리는 단 한번도 누구처럼 시청 문 두드리고 찾아가서 '우리가 이렇게 했으니 보조사업을 달라'거나 하지 않았다. 그렇게되면 우리가 원하는 콘텐츠를 만들 수 없게될 확률이 높아지는데다가 우리의 순수성과 창의성이 훼손될 것이라는 공감대가 있었다.

이런 일은 사실 처음은 아니고, 안동 벚꽃축제 야간조명쇼라던지, 안동 비밀의숲이라던지, 작약꽃밭… 기타 등등 숨은 명소를 찾아서 처음으로 온라인상에서 좋은 곳 혹은 명소로 소개했던 일이 많았는데 요즘에 이런 일에 회의를 많이 느끼게 되었다.

몇년간 여러 사건들이 많았고 좋아해주신분들이 더 많겠지만, 일부 까탈스러운 사람들로 하여금 엄청난 수준으로 욕을 먹었기 때문에 더 이상 이런 일에 의욕을 가지기 어렵게 됐다. 나는 오래도록 SNS와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악플에 조금은 경험이 있고 의연하게 대처하는 편이지만, 우리 편집자나 관리자는 그렇지 않아 그동안 마음고생과 정신적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왔다. 결국 이런 일은 나 때문에 그렇게 된 것이라는게 내가 내린 결론이다.

나쁜 이야기를 하는 사람들의 논리는 몇 가지로 축약할 수 있는데 가장 많은 이유는 왜 숨은 명소를 널리 알려서 숨은 명소가 더 이상 숨은 명소가 아니게 만들었냐는 논리였다. 예를들어 안동 비밀의 숲을 왜 그렇게 많이 알려서 사람이 너무 많게 만들었냐는 이야기들 이었다. 하지만 그 분이 모르는 사실, 그리고 엄연하게 포스팅 날짜로 공개되어 있는 사실 중 한가지는, 그 비밀의 숲이라는 별명 자체를 지어준 장본인이 우리라는 것이다. 더군다나 그 분들도 정작 내 글을 보고 그곳을 찾아간걸로 밝혀지는 일이 많아서 나는 씁쓸한 입맛만 다셔야했다. 그렇다고 할지라도 우리에겐 온라인상에서 누군가와 이러쿵 저러쿵 논쟁을 하지 않는다는 원칙이 있다.

별칭, 안동 비밀의 숲, 정식 명칭은 지금은 안동 낙강물길공원. 애증의 이 공원은 온라인상에서 공개되기 전, 그러니까 내가 처음 우연하게 방문했을 때만해도 사람들이 벤치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그대로 집에 가거나 애완견 배설물들로 온통 지저분해져 있던, 말하자면 버려진듯한 공원이었다. 당시엔 취사를 금지한다는 현수막이 대문짝만하게 걸려 있었는데, 어떤 가족은 그 현수막 바로 앞에서 삼겹살을 구워먹고 있더라. 나는 그 모습에 충격을 먹고 어떻게하면 이 곳을 살릴 수 있을지 고민하다가, 만약 이 곳에 많은 이들이 방문해서 북적거릴 수 있다면, 자연스럽게 그러한 몰염치한 사람들이 사라질 것이라고 생각했었고 결과적으로는 지금 그렇게 됐다.


지금껏 안동의 숨은 명소 중 몇 곳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시민분들 뿐만 아니라 인근 지역에서 우리 지역으로 여행을 많이 오셨고 현장에서 실제로 내 블로그의 구독자를 만나는 일도 왕왕 있었다.

사람들은 온라인상에서의 정보를 당연하게 무료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그런 명소를 찾는 과정은 매우 지루하고 실패 확률이 높으며 실제 현물과 현금이 투입되는 작업들이다. 블로그가 아닌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의 경우에는 게시물에 광고를 달 수 없기 때문에 사실상 무료로 아무런 조건없이 공개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여가를 즐기도록 해준 것일 뿐인데, 일부 구독자들에겐 쓴소리를 듣고, 악의적인 업체들과는 우리 사진과 관련된 저작권 분쟁 때문에 또 많은 시간을 소비해야만 했다.

OO꽃밭을 공개했을적에는, 개인 사유지이니 제발 꽃밭에 들어가지말고 밖에서 구경만 해줄 것을 부탁했고, 무엇보다 꽃을 꺾지 말라고 당부했으나 시민의식 없는 일부의 인간들은 10분 뒤에는 거품처럼 잊어버릴 인스타그램용 사진을 위해서 꽃들을 밟아버리고 꺾어버리는 바람에 해당 꽃밭 사장님께 우리가 대신 사과를 드려야했다.

길안 양귀비는 처음 공개한 이후 누군가가 신고하는 바람에 몇 달 뒤에 갈아 엎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나는 그 곳을 찾기 위해 길안면사무소를 찾아가서 부면장님과 독대까지 해야했다. 당시에 부면장님께서 PC로 다음 지도를 켜서 상세히 알려주셨는데 그분께 너무 죄송하다. 정작 중독성 있는 물질과는 무관한 꽃이었다.

이런 일들은 수도없이 많아서 나열하자면 끝이 없다. 음식점 관련된 사건 사고들은 몇 배는 더 많은데 생각하기도 싫어서 글로 쓰고싶지는 않다.

아무튼 지금까지 콘텐츠와 여행지 또는 명소라는 주제는 나 그리고 우리의 핵심 분야였고 자존심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생각이 조금 바뀌었다.

오래도록 명소를 공개해오면서 지역에 사람들이 머물게 하고 여행객을 불러오고 자영업자들에게 도움이 되고, 지역에서 활동하는 사진관이나 스냅 사진가분들에게 좋은 배경을 제공해왔다고 자부하지만, 이제는 많이 지쳤다. 이건 나도 지쳤지만 특히 나와 함께해주는 편집자와 관리자, 그리고 안동맛집지도 팀원들까지 모두 그렇게 됐다. 너무나도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아주 조금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서슴없이 폭언을 일삼았고, 우리는 공격할 대상이 되어야만 했다.

이 문제들은 오래전부터 고민했던 것들이지만, 최근에 깊게 고민했었다. 그러다가 며칠전 하룻밤 사이에 악몽을 3번이나 꾸고 가위에 눌리면서 나는 이 문제를 당장 결정지어야겠다고 마음먹었고, 결론은 블로그에는 공개할지언정 SNS나 다른 곳에는 공개하지 않아야겠다고 말했고 편집자도 동의해주었다.

마음 한 켠에 아쉬움이 남지만, 이제는 그렇게 해야할 것 같다. 숨은 명소는 사람들이 잘 모를 때가 더 가치있을지 모른다. 많은 사람들이 알아봤자 문제만 커질 뿐이다. 그냥 개인 계정에나 업로드하고 아는 사람들끼리나 왔다갔다하는… 아주 예전 방식으로 돌아가는게 낫지 않겠냐는 생각이다.

일단 우리도 살고 봐야하지 않겠나. 정신적 피해가 너무나도 크다. 못난 나로 인해 스트레스 받는 팀원들에게 특히 미안해서 더 이상은 못하겠다. 블로그에는 그래도 계속 포스팅할 생각이므로 블로그에 종종 들어오시는분들께는 손해볼게 없는 내용이긴 하다. 앞으로 안동의 숨은 명소들은 블로그나 개인 인스타 계정에서 봐주시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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