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억의 모교, 안동 영호초등학교
- 일기
- 2020. 7. 19.
추억의 모교, 안동 영호초등학교
지금의 영호초등학교가 아니라 옛날 영호초등학교 자리를 지나갈 일이 있어서 잠시 차를 세워두고 멍하니 운동장을 바라보다가 한 컷 촬영했다. 안동 영호초등학교는 내 모교로 여기에서 6년간 학교를 다녔었다. 훌륭한 선생님들 아래에서 이런저런걸 배웠던 것 같지만 기억은 잘 나지 않는다.
함께 초등학교를 다녔었던 많은 동창생들이 지금은 사회 곳곳에서 자신만의 삶을 꾸려나가고 있다. 아주 가끔 열리는 동창회가 있다는 소문을 듣긴 했지만, 나는 어릴때 눈에 띄는 학생이 아니었던데다가 친구도 많은편이 아니었어서 그냥 그런게 있나보다 생각만하고 간 적은 한 번도 없다.
이 운동장은 어린시절 나에게는 훌륭한 놀이터였고 매우 넓어 보였지만, 지금 바라보는 운동장은 매우 협소해 보인다. 저 멀리 보이는 주황색 건물 앞에는 급식실이 있었고 그 앞에는 소나무들이 많았어서 그 앞에서 놀았던 기억이 많이 난다. 지금은 그 급식실 건물이 사라진것 같다.
저 주황색 건물 뒷편으로는 지금은 주차장이지만, 당시엔 놀이터가 있었는데 그 놀이터는 항상 2층 높이 정도되는 철망으로 막혀있었기 때문에 나와 친구들은 종종 그 철망을 담넘어 들어가서 놀다가 나오곤 했었고, 가끔 수위 아저씨에게 걸려서 도망칠 때도 있었다. 수위실은 앞건물 바로 뒷편 정중앙에 있었는데 방 한 칸짜리 아담한 공간이었고 지금으로치면 원룸 정도 될 것 같다. 나는 그 집에서 어릴 때 하룻밤 잠을 잤던 적이 있는것 같고, 기억이 어렴풋이 나기도 한다. 성함도 알지 못하는 그 당시의 수위 아저씨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지금 보이는 운동기구들은 비교적 최근에 설치된 것들이다. 예전에는 이 곳에 놀이기구들이 있었는데 정글짐, 그네, 씨름장 등이 있었고 지금 사진을 촬영한 방향은 벽으로 막혀 있었으며 그 옆은 온통 집들이었다. 나는 옥야동, 안흥동, 천리동을 거치면서 이 학교를 다녔었고 이 운동장을 수도없이 거닐었다.
영호초등학교는 정문과 후문이 있었는데 나는 정문으로 보통 등하교를 했었고 정문쪽에는 영호슈퍼와 손오공 문구사, 그리고 후문쪽에는 옥야슈퍼라고 하는 슈퍼가 있었다. 슈퍼는 총 3개가 있었고 주변에 집들이 많았어서 보통 친구들도 동네에서 살았었기 때문에 놀기에 좋았다. 지금은 풍경이 많이 바뀌었지만, 당시에 이 주변은 사람이 많고 시끌벅적했던 곳으로 기억난다.
당시에는 한 학년에 반이 3개가 있었다. 지금 옥동으로 옮겨진 영호초등학교에는 반이 엄청 많은걸로 알고 있다.
나는 초등학교를 다니면서 별로 되고 싶은 꿈도 없었고 공부에도 큰 흥미는 가지지 못했다. 내가 공부에 흥미가 생긴건 대학교때이고 그전에는 그 무엇에도 관심이 없는 그런 아이였다. 주로 친구들과 밖에서 놀거나 공놀이, 구슬치기, 운동장 뛰어다니기 같은 시간 때우성 놀이들을 하며 시간을 보냈던 기억이 나고 종종 슈퍼에서 싸구려 불량식품을 사먹는것으로 용돈을 썼었다.
옛 초등학교의 사진이 있다면 참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지금 이 자리는 더 이상 초등학교가 아니고 다른 건물로 사용되는 것 같다.
후문쪽 안쪽에는 당시에 야외에 있는 재래식 화장실이 있었고 그 앞에 쓰레기 소각장, 그리고 그 바로 앞에 빙글 빙글 돌아가는 놀이기구가 있어서 그걸 많이 탔었던 기억이 난다. 지금 그 자리는 족구장으로 바뀌었고 정자가 하나 세워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