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 청년주도형 스냅사진 동아리 만들기 : 프롤로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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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리라고 해야할지, 동호회라고 해야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지만, 동아리라는 단어가 조금 편한 느낌은 있어서 동아리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

누군가가 이런 재미있는 기획을 해서 추진해준다면, 나는 멤버로 참여할 의향이 있지만, 이 동네에는 이렇게 아이디어틱한 친구들이 거의 없는데다가 아이디어가 있다고 해도 그걸 구체화하고 직접 추진할만한 용기있는, 그 빌어먹을 양반의식을 벗어던질만한 인물들이 많지 않다. 방금 내가 적은 생각처럼, 다들 '누군가가 이런걸 만들었으면...'하고 있을 뿐이다. 지방에 사는 젊은 친구들은 '안동엔 이런것도 없나?'하면서 안동을 욕하지만, 정작 본인이 그걸 만들려는 생각은 안한다.

할 수 없이, 내가 만들 수 밖에 없을 것 같다. 목마른 사람이 우물을 파야하니까. 

내가 안동에서 청년주도형 스냅사진 동아리를 만들려고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안동에서 나름 좀 찍는다는 젊은 친구들을 하나로 묶어서 움직여주는 연결고리가 필요하다. 현재 이들은 모두 제각기 활동하며 활동에 아주 큰 제약을 받고 있다. 예를들어 사진을 좀 찍는 친구는 모델이 없어서 인물사진은 포기하고 풍경만 하루종일 찍다가 사진을 포기해버린다. 반대로 아마추어 모델이나 배우, 가수 등 엔터 계열의 꿈을 가진 친구들에게는 이미지 메이킹이 대단히 중요한데, 그들을 꾸준하게, 그리고 안전하면서도 부담없게 촬영해줄 수 있는 지속적인 콘텐츠 제공자가 전무하다. 이들을 엮어주는 뭔가가 절실하다. 

무엇보다 서로 정보가 공유되어 있지 않으므로, 맨날 찍는게 월영교 아니면 하회마을이니까 안동 구석구석의 예쁜 곳들은 효과적으로 SNS에서 마케팅되지 않고 있다. 이건 안동 관광에 치명적인 약점이며 안동 자영업자들에게도 손해이고, 안동에서 활동하는 콘텐츠 제작자들에게도 나쁜 전례가 되고 있다.

둘째, 실제 비즈니스에 활용될 수 있는 콘텐츠 제작 팀이 없다. 예를들어 A라는 사람이 안동에서 카페를 오픈해서 메뉴판을 만들어야한다고 해보자. 사진이 필요한데 누구에게 부탁하나? 부탁할 사람이 없으니, 이 지역의 거의 모든 식당과 카페의 메뉴판이 글자만 덜렁 적혀있다. 외국인은 그럼 어떻게 주문할까? 굉장히 글로벌 스탠다드에서 동떨어진 문화가 이 지역에 자리잡고 있고, 그게 정석처럼 여겨지기 때문에 나는 이런걸 깨부시는 역할을 하고자 한다. 우리 안동은 좋은 도시이지만, 콘텐츠적으로는 아주 동떨어진 시대를 살고 있는 도시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그런게 있다는 사실 조차도 모르고 살아간다. 예를들어 우리 지역을 기반으로 여행객을 상대로 스냅사진을 찍어주는 야외 스냅 업체도 거의 없다.

설령, 음지에서 활동해서 내가 모르는 비슷한 동호회가 있을 가능성은 무시할 수 없지만, 이 분야에서 오래도록 활동한 내가 모른다면, 없는거나 마찬가지다. 요즘 시대에 SNS에서 효과적으로 활동이 노출되지 않으면 절대로 안된다. 반드시 SNS에서 인기를 먼저 끌어야한다. 우리가 새롭게 만들 동아리는 무조건 SNS부터 뚫겠다는 계획이다. 만약, 우리가 제작한 콘텐츠가 SNS에 통할 수 있다면, 우리는 좀 더 롱런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지금 계획만으로는 성공적으로 정착할지, 실패할지 장담할 수 없다. 만약 실패한다면 나중에 조금 더 보강해서 색다른 아이디어로 다시 재탄생 시켜야한다. 나는 불모지에서 시작해서 너무나도 열악한 환경에서 혼자 맨땅에 헤딩하며 배웠지만, 우리 지역의 재능있고 가능성 충만한 친구들은 그런 나쁜 경험을 최소화하길 바란다. 

정리하자면, 이건 안동을 베이스 캠프로하는 청년주도형 지역기반 MCN 프로젝트다. 아마 몇년간은 수익성이 제로겠지만, 속도가 붙는다면 빠르게 클라이언트를 모집할 수도 있을 것이다. 

지원사업으로 신청하는 방법도 고려해볼 수 있겠지만, 그렇게 되면, 지원금을 주는 기관의 입김을 무시할 수 없고, 우리의 창작력이 제한될 수 밖에 없는데다가, 경쟁 PT에 많은 에너지를 소모해야하고, 공무원을 설득해야하는데 이 마지막 설득 작업은 대단히 어려운 일이다. 조선시대에 아이폰의 유용함을 아무리 설명해도 판매할 수 없는 것처럼, 성과를 보여주지 못한 상태에서는 설득이 불가능하다는게 내 판단이다. 따라서 우리는 민간에서 자본없이 일단 작게 시작하려고 한다. 

나중에는 안동에 진출한 프렌차이즈 본사들과 협업할 계획이고, 이게 우리 입장에선 훨씬 쉬운 일이다. 천만다행으로 우리는 안동맛집지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남시언닷컴 블로그 등 지역 젊은이들이 많이 보는 SNS 채널을 갖고 있다. 예전에는 없었다.

나는 지금까지 지역에서 여러개의 색다른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주도했었는데 거의 대부분이 실패하고, 몇 개만 살아남았다. 이건 콘텐츠 제작자에겐 매우 당연한 일이지만, 안티팬에게는 약점 잡기 좋은 부분이기도 하다. 

예를들어 2014년에는 안동 최초의 플래시몹 모임인 물총샤워를 개최했었다. 물총샤워는 대도시에서 열려서 인기를 끌었던 물총싸움을 모티브로 만든 프로젝트였는데 꽤 재미있었고 끝에는 많은분들이 오시기도 했다. 여름에만 할 수 있다는게 단점이었지만, 플래시몹이니 그것또한 괜찮았다. 

우리가 어느정도 인기를 끌자 당시에 모 회사에서 우리의 아이디어를 사고 싶다고 제안받았다. 

https://www.facebook.com/watergunshower

우리는 당시에 사업보다는 단순히 재미요소로, 입구에서 물풍선 판매, 물총 대여, 옷 대여, 치킨맥주 파티 등 다양한 아이템들을 논의하는 중이었다. 

하지만 당시에는 나이가 어리기도 했었고, 우리는 사업성보다는 그냥 우리가 즐길려고 만든 프로젝트였었어서 초창기 멤버들끼리 충분한 

이야기를 나눈 뒤 아이디어를 판매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후 우리 아이디어를 비슷하게 따라한 모 업체에서 치킨집의 협찬을 받아 강변에서 비슷한 플래시몹을 개최했고, 맥주도 공짜로 나눠주고 치킨도 주고 하면서 현수막 등으로 대대적으로 홍보했으나 그대로 폭망했다. 

우리도 그 이후에는 의욕이 떨어져서 흐지부지 되고 말았지만, 좋은 추억은 건졌다.

이외에도 다양한 프로젝트들을 진행했었는데 거의 대부분 큰 성과는 내지 못했다. 그나마 살아남은게 지금의 안동맛집지도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이다. 

SNS를 기반으로 하는 이런 프로젝트들은 절대로 혼자서는 성공시킬 수 없다. 반드시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하고, 다른 사람들의 도움이 절대적이다. 물총샤워, 안동맵, 안동스냅 모두 함께해주신 멤버분들과 도움을 주신 많은분들이 없었다면 절대 인기를 얻을 수 없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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