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기] 일상에 지쳤을 때... 바다를 보면서 힐링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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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보니 요즘에 블로그에는 일기를 자주 쓰진 않았던 것 같다. 이런 감성 가득한 글은 새벽이나 밤늦은 시간에 써야하고, 그 장소는 티스토리 블로그보다는 브런치라던가 일기장, 인스타그램이 좀 더 잘 어울릴 것 같지만... 나는 최근들어 브런치에는 글을 쓰지 않고 있기 때문에 나의 소중한 공간인 이 블로그에 일기를 다시금 쓰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은 밤늦은 시간이나 새벽이 아니라 아침 7시다.

예전에는 브런치 같은 대체제가 없었어서 블로그에도 일기를 참 많이 썼던것 같다. 감정이 복잡할 때, 정신적인 휴식이 필요할 때... 일기를 쓰다보면 나를 다시금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그러한 시간이 좋았다. 

나는 감정적으로 예민한 편인것 같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거나 조금만 감동적인 장면에서도 눈물을 흘리는 남자로서의 삶은 사실 우리가 흔히 이야기하는 마초적인 남성성을 신봉하는 문화에서는 썩 어울리진 않는다. 이러한 성격은 내가 일하는 분야, 예를들어 콘텐츠 기획이나 사진 촬영 편집이라던지 영상 제작이라던지... 책을 쓰거나 글을 쓰는 작업을 할 때에는 꽤 도움이 되는 요소가 된다. 

예민한 감정선은 콘텐츠 크리에이티브에서만큼은 도움이 되는 요소이지만, 정작 일상생활에서 도움이 되느냐하면 오히려 반대다. 그래서 이런 부분들은 양날의 검 같다.

예전에도 문득 정신적으로 많이 지쳤을 때, 카카오톡을 탈퇴하거나 페이스북이나 인스타그램도 탈퇴를 하면서 재충전을 했던 시기가 있었다. 그리고 그때의 감정선과 생각들을 블로그에 기록을 해두었는데, 오늘 다시 살펴보니 무려 2014년의 글이었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9년 정도가 지났다. 

 

카카오톡 비활성화 없어서 탈퇴

며칠 전, 혼자 차를 타고 마트를 다녀오는 길에 갑자기 답답하고 외로움이 느껴지면서 '도대체 내가 여기서 뭐하고 있는거지?'란 생각이 들었다. 아무런 이유도 없이. 그리곤 집에 돌아오자마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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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비활성화했다.(+카카오톡 다시 탈퇴)

이제 다시 나를 찾는 여행을 하기 위해 멀리 떠날 작정이다. 정확하게 2014년 7월 27일 일요일 늦은 오후. 카카오톡을 탈퇴했었다.(카카오톡 비활성화 없어서 탈퇴) 덕분에 카카오톡없이, 공포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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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 많이 지쳤다. 신체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지쳤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무작정 차를 타고 내가 좋아하는 바다를 보러 갔다. 나는 바다를 좋아하고 산은 그렇게까지 좋아하는 편은 아니다. 아무튼 바다에서는 많은 추억들이 있고 한국의 거의 모든 바다를 가보았지만, 제일 좋아하는건 역시 동해바다다. 

바다는 항상 그자리에 있고 매번 똑같다. 부서지는 파도 소리는 규칙적이면서도 불규칙적이라서 마치 우리 인생같다. 수평선은 멋지기도 하지만 웅장하면서도 신비롭다. 나는 바다에서 항상 바다가 나를 품어주는 느낌을 받는다. 

미세먼지가 있었던지 시야가 조금 흐려서 수평선이 선명하게 보이진 않았지만, 바다 색은 너무나도 아름다웠다. 여기가 하와이인지, 동해바다인지 헷갈릴 정도였다. 

하염없이 부서지는 파도소리가 잘 들리는 어느 곳에 작은 별장을 짓거나 사서 그곳에서 여유롭게 커피 한 잔 마시면서 한달 이상 글을 쓰는 모습을 상상해보았다. 상상만으로도 참 좋겠다는 느낌을 받았지만, 아마 평생동안 그렇게 할 수 있는 시기가 있을지는 솔직히 모르겠다. 

우리가 운동을 열심히 하고나면 다음날에는 회복을 위해 쉬어주듯이 정신력에도 휴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정신적 에너지도 무한하지 않고 제한적일수 밖에 없기 때문에, 여러가지 일들로 신경쓸게 많고, 일상에 많이 지친 사람이라면 잠깐의 일상 탈출, 특히 홀로 떠나는 조용한 여행 시간에서 많은걸 느끼고, 또 생각정리도 될 수 있을 것이다. 

2014년에는 좀 더 자유로웠지만, 지금은 카카오톡 탈퇴나 인스타그램 탈퇴는 꿈도 못꾼다. 이미 너무 많이 연결되었고, 너무 많이 걸어버렸다. 그래서 과거처럼 뭔가 극단적으로 탈퇴를 해버리면서 반강제로 그것에서 멀어지는 방법보다는, 스스로 제약을 걸고 스스로 그것에서 멀어질 수 있는 훈련도 필요할 것 같다. 예를들어 인스타그램을 탈퇴하지 않더라도 인스타그램을 덜 보거나 무시할 수 있다면, 그리고 그런 행동을 나 스스로 자유롭게 스위치를 켰다, 껐다 할 수 있을 정도로 자기 자신을 컨트롤 할 수 있다면, 꼭 탈퇴 같은 극단적인 방법이 아니라도 얼마든지 비슷한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2014년의 나와 2023년의 내가 다르게 생각하는 방법이고, 이것이 2014년의 나와 2023년의 내가 달라진 부분이다. 

나는 글쓰는게 좋아서 작가가 되었다. 나는 작가라는 타이틀이 가장 좋다. 작가라는 명칭은 요즘에는 좀 더 넓은 의미로 사용된다. 사진 작가, 영상 작가도 모두 작가라 불리고, 웹툰 작가도 있고 그림을 그리는분들도 작가라는 이름이 쓰이는것 같다. 나는 전통적으로 책을 쓰거나 글을 쓰는 작가라는 타이틀이 정말 좋고 글쓰기는 여전히 내가 가장 사랑하는 작업 중 하나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글쓰기가 항상 행복하냐하면 그건 아니다. 나는 글쓰는게 좋아서 작가가 되었지만, 그 글로 돈을 벌고 업무를 진행하고 문제해결을 하려면 많은 스트레스가 동반되며, 이것은 하나의 일(work)로서 혹은 직업으로서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현대인들인 우리들은 평소 너무 많은 미디어와 사람들에게 노출되어 있다. 이러한 환경 변화는 잘 적응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에 나처럼 잘 적응하기 어려운 사람들도 존재한다. 후자의 사람들이라면, 코로나19 거리두기처럼 미디어와의 거리두기, 다른 사람들과의 거리두기를 적절하게 일상에 녹여내는게 필요하다. 

가끔 잠수를 탈 수도 있다. 때로는 도망치고 싶어질 것이다. 가끔은 모든걸 중단하고 하루 이틀 정도는 아무것도 신경쓰지않고 쉬고 싶을 수도 있다. 모든 연락을 중단한채로 말이다. 통념상 이런 행동패턴은 나쁜것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이러한 행동패턴이 잘못되었다고 주장하고싶지 않고 오히려 자연스러우며 어쩌면 권장되어야할 무언가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들어오는 여러가지 것들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난 사람도 있다. 그런 사람들에게 바다라는 곳은 참 좋은 곳이다. 바다에는 추억이 많다. 이번 여행에서도 나는 맑은 바다를 보면서 재충전의 기회를 가졌다. 잠깐이지만 행복하고 기분 좋은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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