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가 된다는 것에 대한 생각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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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가 된다는 것에 대한 생각

나는 예전부터 특정 분야에서 전문가가 되어야한다고 생각해왔었다. 아니, 그렇게 생각되어졌다고 하는게 좀 더 정확할 것 같다. 나는 특정 분야에서 성과를 내고, 특정 분야에 전문적인 지식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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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편에서 이어지는 글. 

나는 게임도 좋아하고 만화책도 좋아하는 그냥 평범한 남학생이었다. 평범한도 아니고 사실은 평균 이하 남학생이었다는게 좀 더 정확할 것 같다. 공부 관심없었고 재미도 없었고 어려웠다. 일단 공부 자체에 흥미가 없었다. 무엇보다 학교 마치고 학원 2개, 3개 다니는 친구들이랑 공부로 승부해야한다는게 굉장히 불리할 뿐만 아니라 따라잡기 힘들다고 느꼈다. 이건 중학생 때 일이다. 나는 중학생 때 OMR 카드에 패턴으로 그림을 그려서 5분만에 제출하곤 했다. 

집에서는 나에게 공부 가망 없다고 생각해가지고 기술 배우라고 했었다. 근데 나는 공부도 재미없었고 기술 배우고 싶은 생각도 없었다.  그냥 미래 생각없었고, 그냥 친구들이랑 PC방가서 밤새도록 게임하고 그랬다.


되돌아보면, 나는 어릴때부터 뭔가 기획하는걸 좋아했었다. 어린시절 당시에는 기획이라는 용어 조차도 몰랐지만... 뭔가를 설계하고, 기획하고, 전략을 짜고, 그걸 눈에 보이는 뭔가로 만들어내는 그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고 좋았었다. 

나는 어릴때도 그렇게 생각했었고, 이 생각은 지금도 전혀 변하지 않았는데, 우리가 인생을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게 뭐냐고 할 때,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자기가 뭘 좋아하고, 뭘 잘하고, 무엇을 못하고, 무엇을 싫어하는지조차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에, 나는 무엇보다 자기 자신을 잘 이해하고, 자기 내면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방법과 자기의 주관적인 촉 또는 직관력을 이해하는 방법이 인생을 살아갈 때 굉장히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다. 그런데 이것은 겉으로 드러나는 부분은 아니라서 보여주거나 설명하기가 매우 어렵다. 

자기 자신을 믿고 자신의 직관과 마음의 소리를 들은 선택이 최종적으로 나쁜 선택이었고 잘못된 의사결정이었다고 하더라도, 나는 그렇게 하는게 더 낫다고 확고하게 생각한다.

사람들은 뭔가를 결정하고 선택해야할 때,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곤 한다. 엄청나게 중요한 결정도 물어보려는 사람들이 많고, 이건 요즘 젊은층에서는 훨씬 더 강하게 나타나는 현상인 것 같다. 인생을 송두리째 바꿀지도 모르는 중요한 선택조차 다른 사람에게 물어보고, 그 말에 영향을 받는 사람들이 많다. 나는 미래는 정해져있지 않고, 미래는 스스로 만들어가는거라는 확고한 믿음이 있는데, 다른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운세를 보고, 타로카드를 보고, 사주를 본다. 그들은 마치 미래가 정해져 있고, 자기 자신을 의심하면서, 자기의 선택이 올바른지 아닌지를 확인받고 싶어하는 것 같다. 유튜브만 보더라도 연애부터 결혼, 내집마련, 재테크 등등 오만가지 질문들이 많이 올라오고 그걸 콘텐츠화해서 설명하는 영상들이 무지하게 많다. 이 세상에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하고 아픈 사람들이 많은 것 같다. 

나는 약간 다르게 생각한다. 어떤 선택을 할 때 그게 후회가 될지 아닐지를 결정하는건 그 선택 이후에 내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달라진다고 믿는 쪽이다. 설령 다른 사람에게 자문과 조언을 구한다고한들, 그 사람이 나의 상황에 대해 100% 이해하고 있는게 아니라면 올바른 조언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해서 여전히 의문이다.


이 블로그는 2009년부터 시작했었다. 지금은 2025년이다. 나는 당시 컴퓨터정보학을 전공하는 학생이었다. 수업시간에 블로그 하던 학생이었던 나를 당시 지도교수님께서는 등짝 스매싱 하면서 공부해가지고 취직 준비하라고 하셨었던게 기억난다. 그런데 나는 당시에 블로그에 기록 남기고 하는게 재미있었어가지고 교수님 말 무시하고 계속 했었다. 당시엔 블로그라는 용어조차 사람들에게 생소했던 시절이다. 이후 시간이 흘러서 그때 교수님은 지금 내 블로그의 열혈한 구독자시다.

나는 현재 매년 약 200여회 정도의 강연을 다니는데 그때 교수님보다도 강연이 많다. 내가 콘텐츠진흥기관 조직에서 근무할 때, 존경하고 배울점 많았던 당시 원장님과 본부장님 두 분은 지금은 은퇴를 하셨고 페이스북에 종종 글을 올리시므로 가끔 그분들의 활동을 보곤 한다. 그분들은 누가봐도 업계 최고수준의 경력자이고 업계에서 엄청나게 영향력있는 분들이다. 하지만 나는 그분들보다 지금 훨씬 더 많은 활동을 전국단위로 하고 있다.

책은 현재 12권을 단독저서로 냈고, 곧 13번째 저서도 나오게 되는데, 당시 교수님보다도 책이 많아져버렸다. 내가 과연 그 교수님보다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나라는 사람이 콘텐츠진흥원장님과 본부장님보다 더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까? 내 생각엔 그렇지 않다. 나는 그냥 실무자일 뿐이다. 

최근 AI 커리큘럼 강연을 갔었을 때, 1회차 교육의 인사말 및 과정 안내에서 해당 사업의 설계자이자, 대학교의 AI 전문 교수님들께서 오셔서 좋은 말씀을 해주셨다. 그분들은 진짜로 전문가이고 연구가이고 나이도 솔찮게 드신, 업계에서 명망있는 분들이고 누가봐도 전문가라고 할만한 분들이다. AI 관련 교육도 하시고 관련 책도 초창기에 펴낸 분들이시다. 학교에서 많은 학생들에게 좋은 교육을 해주시는 분들이시기도 하다. 하지만 그 교수님들의 책은 서점에는 없지만, 내 책은 서점에 있다. 

그분들은 모두 전문가분들이고 실제로 업계에서 영향력 있는분들이시다. 나도 그분들에게 배울점이 많다. 나는 여전히 많이 부족하니까. 나는 그냥 실무자일 뿐이다. 그런데도 어째서 현실세계에서 이런 일들이 벌어지는걸까? 나는 이 부분에서 차이점이 나타난다고 보고 있고, 이 부분에 주목하고 있다.

이 차이는 융합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융합을 하려면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쪽이 유리하다.

예를들어 내가 존경하고 배울점이 많았던, 과거에 내가 몸담았던 기관의 진흥원장님은 현재 연세가 지긋하시고 종종 페이스북 같은데 글을 쓰긴 하지만 블로그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진 않다. 그분은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분야, 그리고 캐릭터 머천다이징 분야에서는 우리나라 업계 최고 수준의 전문가시다. 하지만 본인의 영상을 제작하는 실무쪽은 모를 것이다. 나는 업계 최고 수준의 영화 감독이나 영상 제작 모션그래픽 전문가는 아니지만, 간단한 영상 제작도 할 줄 알고 영상 제작 강의도 가능하며 영상 제작 교육용 유튜브 채널도 운영하고 있다.

AI 교육쪽도 살펴보자. 국립대학 AI 전문 교수님이 쓰신 책은 교재용인데 대학교 서점 등에서 구매할 수 있지만, 내가 쓴 AI 책은 일반 도서로서 온라인 서점을 비롯한 오프라인 일반 서점에서도 만나볼 수 있다. 그리고 나는 그 책의 내용을 블로그나 유튜브, 인스타그램 채널 등에서 더 많은 일반 대중들을 상대로 노출시킬 수 있다.

즉, 나는 스페셜리스트보다는 제너럴리스트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가 된다는건 엄청나게 어려운 일이지만, 이것저것 다 할 수 있고 그것들을 융합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가 되는건 스페셜리스트가 되는 난이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쉽다. 

그리고 나는 특정 분야의 전문가들보다 훨씬 더 많은 대중들에게 노출되고 있다. 이 세상에는 우리들이 모르는 진짜 전문가들이 엄청나게 많다. 그리고 나는 더 많은 사람들과 연결되는 채널들이 있고 실제 나를 필요로하는 실무 그룹층에게 상대적으로 더 많이 보여지고 있다. 나는 이러한 융합 측면이 차이점을 크게 만들어낸다고 생각한다.

나이 먹으면 먹을수록 느끼는점은 이 세상은 정말 잘 만들어져있다는 점이다. 나같은 사람도 밥벌이 해가면서 최소한 먹고 살수는 있을 정도로 세상은 잘 만들어져있다.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사회에 대한 불만보다는 이 사회와 세상이 선한 영향력과 선하게 노력하는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것 같다고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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