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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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평소에 시간날 때 틈틈히 밀리의서재에서 오디오북을 듣는 편이다. 좋은 책을 찾는게 굉장히 어려워서 이것저것 많이 들어봐야하는데 재미있는 책을 찾으면 꽤 장시간동안 들으면서 이런저런 생각들을 해볼 수 있어서 도움이 된다.

종이책이 제일 좋고, 그 다음은 편하게 들을 수 있는 오디오북이 좋은 것 같다. 나는 보통 오디오북에서는 똑같은 책을 1번 이상 듣는 법이 거의 없는데 이번 책 <사는 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는 몇 년 간 3번 넘게 들었던 것 같다. 굉장히 좋은 책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박찬국 교수의 해설이 진짜 좋아가지고 지금까지 3번이나 4번인가를 완독 오디오북으로 들었다.

나는 오래전부터 주로 염세주의 철학이나 <인간실격>같은 책처럼 인간이나 사회의 어두운면을 조망하는 내용을 꽤 좋아했다. 주제가 특이하기도 하고 내가 공감가는 부분들이 많았다. 사람들은 염세주의를 다루는 내용을 보면 뭔가 거부감이 들고 재미없고 교훈이 없다고 평가하는 것 같지만, 나는 오히려 반대다. 평범한 자기개발서적이나 뻔한 내용들은 이제 나에게는 좀 재미없고 계속 똑같은 내용들이 많아가지고 흥미롭지가 않은데 비해 염세주의쪽은 굉장히 흥미롭게 느껴진다.

쇼펜하우어 책에보면, 책 제목도 <사는게 고통일 때>이지만... 쇼펜하우어 자체가 '태어나지 않는게 가장 낫다'라고 주장하는 것처럼 세상을 굉장히 비관적으로 바라본다는걸 알 수 있다. 이런 내용들은 실제로 카뮈의 <이방인>이나 <패스트>에서도 비슷하게 나타나는 내용들이다. 그래서 책 댓글이나 리뷰 같은걸 보게되면 '이상하다'거나 '재미없다' 혹은 '너무 비관적이고 인생에 도움이 안된다'라는 뉘앙스의 글들이 많이 보인다.

그런데 진짜 재미있게도 염세주의 철학쪽에서 얘기하는걸 자세히 들여다보게되면, 이 세상에서 일어나는 거의 모든 일에 초연해지게 된다. 이게 핵심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우리는 항상 다른 사람이나 다른 무언가 때문에 스트레스받고 무언가에 부담을 많이 느끼기 때문이다. 심지어 카뮈는 인생 자체가 고통이니까 '죽는게 차라리 낫다'라고까지 주장하는데 얼핏보면 굉장히 요상해보이지만,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렇기 때문에 사실은 하고싶은걸 할 수 있고 다른 사람보다 자신에게 집중해야한다는걸 깨닫게 만들어준다.

쇼펜하우어 책에서 굉장히 인상깊은 주장은 고통이다. 사는게 고통일 때. 가난한 사람들은 가난해서 고통받는다. 그럼 부자들이나 원하는 모든걸 할 수 있는 사람은 고통이 없을까? 그렇지 않다. 만약 하고싶은 모든걸 할 수 있게 되면 지독한 '권태'에 시달리게되어 다시 고통이 진행된다. 이번 책 <사는게 고통일 때, 쇼펜하우어>책에서도 이 내용을 집중적으로 다루고 있어서 재미있었다. 배울점이 있다.

하고싶은걸 못하게되면 그걸 못해서 고통받는다. 만약 하고싶은 모든걸 할 수 있게 된다면 더 이상 하고싶은게 없어질테니 그럼 다시 권태에 시달리면서 고통받게 된다. 쇼펜하우어는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부러워하거나 시기질투 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누구라도 이 세상에서는 모두 다 고통받는 사람일테니까 말이다. 

뭐, 암튼... 주기적으로 들어주면 좋은 책이다. 세상과 인간에 대한 신랄한 비판을 읽다보면... 오히려 위로가 된다. "너의 꿈을 응원해..." 같은 뻔하고 아무런 근거없는 말보다 훨씬 더 위로가 되는 느낌이다.

그건 그렇고, 이 책 이후에 쇼펜하우어를 다루는 다른 책들도 읽어봤는데 그 책들 대부분은 좀 별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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