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평] 이방인 - 알베르 카뮈 상당히 이상한 책이다. "엄마가 죽었다."로 시작되는 이 책은 주인공 뫼르소라는 인물의 죽음으로 끝난다. 죽음으로 시작해서 죽음으로 끝나는 책인 것이다. 게다가 뫼르소는 정상적이라 할 수 없는 정신상태와 공황에 빠져있는 듯한 생각들을 통해 행동하는데, 도무지 짐작하거나 예측할 수 없다. 그로인해 책의 제목처럼 독자가 마치 '이방인'이 되어버린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한다. 주인공과 독자 사이에 상당한 간극이 존재하기 때문에, 나는 주인공을 이해할 수 없고, 주인공 역시 자신을 이해할 수 없는 나를 이해할 수 없기 때문이리라. 이 책의 작가는 알베르 카뮈. 프랑스 문단에 이방인처럼 나타난 알베르 카뮈는 샤르트르, 프란츠 카프카 등으로 알려진 '실존주의'문학을 대표하는 인물이..
고전문학을 세월이 지난 다음 다시 읽어보는 것은 묘한 감정을 느끼게한다. 읽을 때마다 생각하는 것이 달라지고, 보이는게 달라진다. 이전에 보지 못했던 많은 것들을 볼 수 있게 되고, 하나의 문장, 일부 행간들에서 오는 감동이 그때그때 달라진다. 동시에 과거에는 이해할 수 있었던 몇 가지가 잊혀지기도 한다. 지식소매상 유시민은 자신의 저서 에서 "같은 책을 두 번 읽는다는 것은 불가능하다."라고까지 이야기한바 있다. 결국 문학작품은 읽을 때 마다 느껴지는바가 다르기 때문에 전혀 다른 책으로서 가치를 갖는다. 생택쥐페리의 가 딱 그런 작품이다. 짧은 소설형식을 취하고 있는 이 작품은 '독서인들의 등용문'이라고까지 일컬어 진다. 그만큼 많은 사람들이 접해본 책이라는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 읽었던 와 사회생활을..
비공식적이지만 '고문관 이론' [1]이라는게 있다. 여러명이 모인 조직내에서 고문관은 꼭 한 명씩 존재하며, 고문관 그 자신을 제외한 다른 조직원들은 그를 뒷담화하고 괴롭히는 것에서 만큼은 엄청난 단결력을 보여준다는 것이다. 만약 '그 고문관'이 사라져버리면 평화가 찾아올까? 그렇지 않다. 조직내에 있는 그 누구라도 또 다른 '고문관'이 되어 마찬가지로 다른 사람들과 격리 될 것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엄청나게 고문관을 욕하지만 그 고문관이 사라지길 바라진 않는다. 이런 현상은 소규모 조직일 때 특히 심해지는데(고문관이 될 수 있는 개체 수가 적으므로), 그를 죽일 것처럼 행동해도 죽이진 않는다. 그가 없어지면 더 이상 우리를 단결시켜주는 욕할 대상이 없고, 어떻게해서든 또 다른 '욕할 대상'을 만들어낼 ..
[서평] 노인과 바다 - 어니스트 헤밍웨이 어니스트 헤밍웨이의 는 사실 내용 자체는 단순하다. 한 명의 노인 어부가 바다에 나가 매우 큰 물고기를 잡았는데 되돌아 오는 길에 상어들에게 물고기를 빼앗기고 뼈만 앙상하게 남은 그 '물고기'와 함께 마을로 복귀한다는 스토리다. 이렇게 간단한 이야기가 어떻게 전세계의 독자들을 사로잡고 작가에게 '대작가'의 호칭을 부여했으며, 퓰리처상과 노벨문학상을 받을 수 있었을까? 헤밍웨이의 독자적인 서사 기법과 인생의 진국이라 할 수 있는 진리들이 곳곳에 숨겨져있으며, 바다에서 고군분투하는 노인의 모습을 통해 독자 스스로 그것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닐까. 에서 노인 산티아고는 헤밍웨이라는 작가 그 자신이 투영된 인물이다. 불우한 생활, 가난, 평생을 바친 하나의 직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