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145) 하버드 글쓰기 강의
- 책 도서/독서 기록
- 2013. 6. 15.
이번 책 <하버드 글쓰기 강의>는 30년 경력을 가진 바버라 베이그가 하버드 신학대학원 등에서의 현장 교수 경험을 바탕으로 쓴 글쓰기 안내서이다.
how to be a wrtier.
영어 제목이 무척이나 거창하다고 할 수 있는데, 저자의 포부를 알 수 있는 부분이라 볼 수도 있겠다. 원본 서적은 2010년에 출간되었다.
출간 된지 꽤 시간이 지난 책이지만(2011년 6월 출간), 인터넷 서점에서 집계하는 sales point가 여전히 높고 평점이 높은 것으로 볼 때,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는 서적인 것 같다. 이 부분은 아무래도 '하버드'라는 제목에서 풍기는 어떤 웅장한 느낌과 '도움이 될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갖게하기도 하는데, 어쨌거나 제목 값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이 책의 저자가 이야기하는 글쓰기 방법은 크게 다음과 같다.
자료모으기 → 생각하기 → 초안 쓰기 → 수정하기 → 완료
어떻게보면 매우 기초적이고 간단한 부분인데, 저자는 책 전체에 걸쳐 하나하나 세부적으로 설명하고 구체적으로 이야기한다. 다양한 사례와 예시를 제시해주기 때문에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기도 한다.
개인적인 기대와는 달리 이 책은 글쓰기 방법에 대한 것이라기 보다는 글쓰기 기술에 대한 책이다.
글쓰기에도 기술이 필요할까? 만약, 그렇다면 무슨 기술이 필요할까?
위의 물음에 대한 해답이 이 책의 전반적인 내용이라고 하면 알맞을 것이다.
저자는 운동이나 음악, 그 외 우리가 하는 대부분의 일에 기술이 필요하듯 글쓰기에도 기술이 필요하다고 하면서 책에서 제시하는 철저히 프로세스화된 step에 맞춰 가다보면 한 편의 글을 쓸 수 있다고 이야기한다.
개인적으로 글쓰기를 예술이나 문화적 행위로 정의하고 있기 때문에 글쓰기를 너무 격식이나 규칙에 걸맞게 하는 것은 성향에 맞지 않는 부분이었다. 하지만 참고할 만한 내용은 수두룩 했다. 특히 내부모으기/외부모으기 부분이 도움이 되었다.
실제로 나의 블로그에 연재 중인 칼럼 <블로그 글쓰기 : 블라이트(Blog+Write)>에 사용할 몇가지 아이디어와 소스를 얻을 수도 있었으며, 개인적인 글쓰기를 조금 더 업그레이드 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고 해서 나의 글쓰기가 이 책 한 권을 통해 엄청나게 비약하거나 그렇진 않았다.
아무래도 글쓰기에 대한 성향이 다르기 때문이리라. 나는 아이디어나 번득이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즉흥적 글쓰기를 좋아한다. 또 그렇게 해야 나 자신의 필체가 나오는 것 같고 내면에 어떤 이야기를 풀어내는 과정을 통해 홀가분함을 느낄 수 있다고 느껴지니까.
철저한 프로세스가 필요한 글이 있기도 하다.
가령, 논문이나 데이터 보고서 등이 그것인데, 엄청난 자료조사 및 상당한 기간이 소요되는 글쓰기가 바로 거기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그러한 글을 쓰고 있는 사람들에게는 더 많은 도움이 될 것이다.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분량이 상당한 책이었다.
두께도 두께지만 텍스트가 촘촘하여 완독 하는데 꽤나 시간이 걸렸다.
이 책은 약간은 이론적 글쓰기, 그러니까 글쓰기 기술에 대한 설명서 같은 느낌을 준다.
제목에서 풍겨오는 뉘앙스처럼 글쓰기에 대한 어떤 '강의'를 듣는다는 느낌보다는 어떤 수식에 의해 정답을 억지로 뽑아내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했다. 이런 느낌 때문에 완독하는데 더 시간이 걸렸을지도 모르겠다.
객관적으로 보면 책 자체가 절대 나쁜게 아니다. 좋다. 좋아도 많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기대치가 높아서 일까. 약간의 아쉬움도 남는 책이었다.
교수 출신 저자가 쓴 책이라 그런것인지 아니면 번역상의 오차인지 알 수는 없지만, 확실히 교수법적인 느낌이 강한 책이다. 실제 필드에서 작가로 일하고 있는 사람이 쓴 책과 비교한다고 했을 때에는 그런 느낌을 더욱 강하게 받을 수 있다.
추상적이고 두루뭉실하며 형체를 찾을 수 없는 어떤 꼭지도 있었으며, 확실히 와닿는 꼭지도 있었다. 이 부분은 아무래도 독자마다 호불호가 갈리지 않을까 싶다.
그러니까 이 책은 실무 자체 보다는 그것보다 더 근본적인... 글쓰기 자체에 대한 근원에 대한 설명과 그것을 이용하는 방법에 대해 설명하는 책이라 하겠다.
작가는 타고나는 것이 아니다. 글쓰기는 누구나 훈련으로 익힐 수 있는 기술이다.
글쓰기는 할 말을 찾아내고 능률적으로 전달하는 복합적인 기술이다.
할 말을 찾아내는 데는 다양한 도구가 동원된다.
글쓰기에 관심 있는 모든 사람이 한 번쯤 읽어 볼 만한 책이다.
아니면 꼭 거쳐가야하는 책일지도.
하버드 글쓰기 강의 - 바버라 베이그 지음, 박병화 옮김/에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