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시언의 맛있는 책 읽기](154) 하우석의 100억짜리 기획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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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우석의 100억짜리 기획노트


우리들은 살아가면서 정말 많은 기획들을 한다. 업무에서부터 일상생활까지 시도때도 없이 기획을 하면서 생활하고 있다. 당장 이 글을 읽을지 말 것인지를 판단하는 것조차 기획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기획이라는 거창한 단어만 아니라면 우리들은 항상 기획을 한다고해도 과언이 아니다. 
 

기획이란 말 그대로 어떤 것의 계획에서부터 마무리단계까지를 아우르는 총체적이면서 포괄적인 용어다. 딱히 위키백과에서 <기획>이란 용어를 검색하여 찾아볼 필요없이, 누구에게나 기획은 익숙한 단어이다. 단지 그 <기획>이란 단어 자체가 명확하게 규정되어 있지 않을뿐이다. 나는 오늘 어떤 점심메뉴를 먹을지 스스로 생각하여 결정을 내렸고, 결국 그 메뉴를 가지고 있는 식당에서 맛있는 식사를 할 수 있었다. 이 일련의 과정 모두가 기획단계, 그러니까 어떤 메뉴와 어떤 메뉴를 비교분석하여 판단을 내리고 가격을 검토하고 이동거리 및 시간, 환경, 분위기 등 전체적인 판단을 내리게 한 것이 바로 내 머릿속의 <기획>이다.


기획, 그 거창한 단어


기획자로 널리 알려진 저자 하우석의 100억짜리 기획노트라는 멋진 이름을 가진 책이 오늘의 서평 대상이다. 기획이란 단어 자체부터 거창한데 거기에 10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숫자까지 포함되어 버리니 책 자체가 엄청난 무게감을 가진 것처럼 느껴진다.

앞서 이야기한 것처럼 우리는 언제나 기획을 하며 살아간다. 하지만 <기획>이란 단어가 들어가는 것은 업무나 비즈니스 분야로 한정된다. 일반적으로 점심 식사 메뉴를 고를 때 기획이란 단어는 사용하지 않는다.엄연히 따지면 그 본질은 기획인데도 말이다. 따라서 우리들이 알고 있는 기획들이라곤 <사업 기획>이나 <아이디어 기획>, <내년도 예산확보 전략 기획>, <직원 교육을 통한 직무능력향상 방법론 기획> 등이다. 즉, 대부분은 전형적인 회사 업무에 그 포커스가 있다. 이 책에서 이야기하는 기획이란 것 또한 <업무적인 기획>을 뜻한다.

전형적인 업무에서는 계획-실행-결과-보고 같은 일련의 프로세스가 있고, 그것을 체계화하고 시스템화하여 관리한다. 한마디로 기획은 가장 첫 단계이자 전체를 아우르는 포괄적인 업무다. 따라서 OOO기획자라고 하면 엄청난 지식과 아이디어로 중무장한 사람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 책의 내용들을 따라 읽다가 보면, 그러한 기획은 우리들도 얼마든지 할 수 있는 그런 것으로 바뀐다.


기획자가 되는 방법


기획자는 사실상 업무의 처음과 끝까지 모든 흐름을 꿰뚫고 있어야한다. 그리고 그것을 문제없이, 계획대로 순조롭게 이어나갈 수 있다면 잘 된 기획이라 할 수 있을텐데, 보통 기획자라고 하면 아이디어가 풍부한 사람만을 떠올리다보니 제대로 된 기획자가 잘 없는 것도 사실이다. 특정한 업무나 사업은 아이디어만으로 되는 것도 아니고 축적된 경험만이 필요한 것도 아니다. 기획 단계에 적용될 아이디어를 선정하는 것에서부터 축적된 경험을 통해 발생할 수 있는 위험요소 제거, 그리고 부득불 발생할 수 있는 여러가지 사건들에 능동적인 대처가 필요하다. 그래서 기획은 어렵다. 하지만 기획은 쉽다. 왜? 우리들은 언제든지 기획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책에서 말하는 <기획자가 되는 방법>이나 <기획자의 5가지 유형>같은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생각할 수 있을 것들을 쉽게 알려주고 있다. 즉, 이 책은 실제 현업에서 열심히 근무 중인 기획자에게 필요한 서적이라기 보다는 기획에 관심있는 초보기획자나 자신의 업무에 기획력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는 일반기획예비자를 독자로 삼고있다. 따라서 보편적인 의미가 있겠으나 기획력을 뒷받침해줄 만한 킬러 노하우(killer knowhow)를 기대하긴 힘들고, 보편 타당적이며 일반적인 내용들을 가지고 있는 책이다.

따라서 이 책은 좀 더 뛰어난 기획자가 되는 방법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하긴 힘들며, 어떻게하면 기획자가 될 수 있고, 기획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살펴보고 싶은 독자들을 위한 책이다.


아이디어가 필요한 기획자가 책을 봐야한다?


흔히들 아이디어라고 하면 머릿속에 갑작스럽게 전구가 번쩍! 거린다거나 꿈에서 산신령이 나타나 어떤 정답을 알려준다든지 아니면 창 밖을 멍하게 바라보다가 갑자기 대박 아이템을 생각해낸다는 신화같은 이야기만을 한다. 그러나 아이디어는 아주 현실적인 근거가 뒷받침되어야만 실행가능하기 때문에, 신화는 말 그대로 신화이며 대부분의 아이디어는 결과로 판단된다. 즉,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결과물이 신통치 않으면 좋은 아이디어가 될 수 없다. 평범하고 아주 소소한 아이디어라 하더라도 파급력이 있고 결과물이 평균 이상이라면 아이디어가 좋았다고 최종 결론이 날 것이다. 여기에서 알 수 있는 사실은 아이디어야 말로 실행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기획자에게 필요한 것은 아이디어인가 아니면 현실적인 감각인가?

저자가 이번 책 <100억짜리 기획노트>에서 이야기하는 내용도 이와 비슷하다. 저자는 기획자라면 모름지기 책을 많이 읽어야한다고 강조한다. 아이디어가 필요한 기획자가 너무 책에 빠지면 너무 투박하고 진부한 기획이 나오지 않을까? 그러나 저자는 이야기한다. 책을 많이 읽는 기획자야말로 진정 제대로된 기획을 할 수 있다고. 여기에 자세한 설명은 나와있지 않지만, 현실적인 감각을 키우는 것 뿐만 아니라 소설 등의 책을 통한 생각의 확장을 염두에 두었지 않았나 생각된다.

내가 이 책을 구매한 궁극적인 이유는 바로 이 세 장의 페이지를 읽기 위해서였다. 물론 대출하여 빌려보거나 e-book으로 보아도 무방하지만 나는 종이책을 선호하고 책은 구매하여 보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망설임없이 구매한 책이다. 단지 이 3페이지만을 위해서! 하지만 읽다보니 그외 다른 내용들도 좋아서 큰 도움이 되었다.


워킹 하드, 번아웃, 일 중독 등 우리나라 직장인에게 따라붙는 수식어는 정말 많다. 각종 세계수치에서도 일을 가장 오랜시간동안 하고 있다. 그 많은 시간동안의 집중력은? 글쎄. 하지만 너무 많은 시간을 업무와 직장에 빼앗기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이러니 세상을 바꿀만한 제대로 된 아이디어, 엄청난 파급력을 지닌 미래지향적인 사업 기획이 나올 수도 없고, 나온다하여도 실행할 수가 없다. 엄청나게 쌓여있는 서류 바인더처럼 엄청난 업무에 시달려야 하기 때문에.

우리들은 쉬어야 한다. 꼭 그래야한다. 좀 더 나은 기획을 위해서, 좀 더 나은 인생을 위해서도. 나는 이 책을 업무적인 기획으로 보지 않고 인생에 대한 기획으로 접근하며 읽었다. 요즘 같은 시대에는 자신의 인생도 기획이 필요하다. 예전처럼 아무런 생각없이 그저 회사 업무나 배워가며 살다가는 어느 순간 나락에 빠져있는 자신을 발견할 지도 모르기 때문이다.

언제든지 하고 있는 기획. 이제는 업무에서도, 인생에서도 기획을 좀 더 체계적으로 생활화하여 보다 나은 업무를 통해 능력을 인정받고, 보다 나은 인생 계획 수립을 통해 행복한 시간을 보내보면 어떨까?

하우석의 100억짜리 기획노트 - 8점
하우석 지음/새로운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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