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든 일반화의 오류에 빠지게 만드는 이분법적 사고를 벗어나면 우리는 좋은 것들을 얼마든지 찾을 수 있다. 흑과 백, 좋고 나쁨, 천사와 악마, 신과 인간, 행복과 불행, 고생과 편안함, 당근과 채찍 등 가장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이분법적 사고는 하나는 좋고 하나는 나쁘다는 것을 생각하게한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꾸면 모두가 좋은 것이라는 걸 알게된다. 잠을 많이자면 피로가 풀려서 좋고, 잠을 적게자면 개인 시간이 많아서 좋다. 회사를 다니면 돈을 벌어서 좋고, 회사를 다니지 않으면 자기 자신을 되돌아 볼 귀중한 시간을 확보할 수 있어서 좋다. 결혼하면 사랑하게되어 좋고 미혼이라면 자유라서 좋다. 산에 오르면 정상을 정복하겠다는 목표를 이룰 수 있어 좋고 바다를 거닐면 광활한 수평선에서 비춰지는 자연..
창의력과 상상력이 콘텐츠에 더해지면 아주 멋진 제품이 탄생하게 된다. 하드웨어 제품이든 온라인 서비스든 창의력과 상상력은 이제 어디에서나 필요하지 않은 곳이 없다. 그러한 창의력과 상상력은 아이디어라는 쉬운 단어로 요약되곤 하는데 과연 아이디어란 녀석의 정체는 무엇일까? 아이디어란 특정한 생각일까? 그렇다면 오늘 저녁메뉴는 무엇을 선택하고 누구와 만날지 고민하는 것도 아이디어가 될 수 있어야 할텐데 사람들은 이런걸 아이디어라 부르진 않는다. 아이디어란 독착정인 어떤 생각일까? 만약 쓰레기를 원료로하는 자동차를 생각하는 것 역시 아이디어가 될 수 있을까? 일부는 아이디어가 될 수 있고 일부는 아이디어가 될 수 없어보인다. 현실성이 문제가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이디어에는 현실성이 있어야 할 것이다. 그럼..
인터넷 검색창에 자살을 검색해본다. 으악! 자살에 대한 콘텐츠가 아니라 포털에서 디자인해놓은 이상하고 매우 진부하고 별로 마음에 위안도 되지 않는 이상한 데이터만 눈에 보인다. 나는 자살을 하고 싶다는 생각 때문에, 자살을 정당화하기 위해, 자살하고자 하는 내 마음을 위로받기 위해 검색한게 아닌데.... 한마디로 이놈의 인터넷 검색결과는 모든 사람을 멍청이로 보거나 모든 사람을 1인화하여 생각하는 것이 분명하다. 인터넷 검색창에 마약을 검색해본다. 나는 마약이라는 단어를 인터넷에 검색할 권리가 있다. 물론 마약 구입 및 판매는 불법이다. 하지만 마약의 종류가 무엇이며 어떻게 생겼는지를 꼭 느와르 영화에서만 봐야한다는 법이라도 있는가? 정보는 점점 나의 자유시간을 뺏고있다. 내 생각은 매우 자유롭고 어디든..
누구나 누군가를 기억할 때 그 사람의 잔상을 떠올린다. 예컨대, 아버지, 어머니, 친구, 애인, 남편과 부인을 떠올려보라. 그들에 대한 특정한 표정이나 몸짓 혹은 추상적이고 명확하진 않지만 대략적인 모습이 떠오를 것이다. 우리는 그 사람에 대한 잔상을 통해 그 사람을 기억한다. 즉, 누군가에 대한 기억은 이미지화 되어 뇌 속에 각인된다는 뜻이다. 우리는 수 십 수 백 수 천번 가량 누군가와 만날 수 있다. 또한, 누군가와 딱 한번만 마주칠 수도 있다. 그래도 여전히 그 사람의 기억은 이미지처럼 기억된다. 그 사람의 가장 인상깊었던 이미지, 그 사람에게 가장 뚜렷하게 보였던 장면이 그 사람의 기억으로 자리잡는다. 그렇다면 나는 다른 사람들에게 어떤 표정, 어떤 몸짓, 어떤 이미지로 기억될까? 그러니까 다른..
# 제 3자의 기록 - 주 3일제 오늘은 일주일 중 가장 즐거운 목요일이다. 퇴근 시간대라 길거리엔 많은 인파가 있다. 주말을 맞아 동료들과 회식을 하는 어떤 회사의 부서,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술집으로 들어가는 연인, 떼거지로 몰려가는 대학생 OT그룹, 간만에 외식을 나온 단란한 가족에서부터 부인 몰래 친구들을 만나는 듯한 표정을 가진 중년 남성 그룹과 남편 몰래 커피숍으로 들어가는 중년 여성 그룹도 보인다. 주 3일제가 법적으로 강요된지 수 십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야근과 휴일 출근은 익숙하다. 주 3일제든 주 4일제든 관계없이 요즘은 회사 CEO의 재량에 따른 출 퇴근이 유행이다. 범지구 세계 고용노동 전체 정례회의에서 법으로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으니 월급을 주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 최대..
갑작스럽게 눈이 오는 날이었다. 11월 말인데도 새벽부터 시작된 눈은 해가 중천에 뜬 시간에도 계속하여 내리고 있었다. 말그대로 징하게도 왔다. 처음에는 금새 녹아 없어지던 길거리의 눈들이 점차 본연의 색을 드러내며 쌓여가고 있었고, 도로엔 제설차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지구를 괴롭힌 인류에게 복수라도 하듯 날씨는 점점 더 이상해진다는 기사를 읽은적이 있는데, 그것이 정말인가 보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엄청난 눈 덩어리들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문득 슈퍼스타 공연장에서 마지막 피날레를 즐기던 때가 떠올랐다. 당시에도 하늘에서 눈같은 흰 종이들이 엄청나게 흩날렸다. 그땐 너무나 열광했던 나머지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었는데, 지금은 외투를 두 겹이나 입고도 벌벌 떨고있다. 꼭..
우리는 돈, 명예, 권력, 자유로움, 욕망, 자아실현 등 다양한 것들의 욕망에 휩싸여 살아간다. 최근에는 자본주의, 물질만능주의가 팽배한 분위기 때문에 사람의 중요성은 점점 더 희미해지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세상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사람들끼리 부딪힌다. 문명 발전을 위해 급박하게 달려온 지구는 더 이상 사람이 중요하지 않다고 강요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우리들이 놓치고 있는 것일 뿐, 사람은 여전히 최고로 중요하다. 어느 정치가는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기도 했다. '사람이 먼저다'라는 슬로건을 만들어야 될만큼 우리들은 사람의 우선순위를 낮게 측정하고 있다. 돈은 있다가도 없고, 명예 또한 있다가도 없어진다. 하지만 일반적인 상황에서 사람은 계속해서 주변에 남아 있고 언제나 존재한다고 ..
희소한 것이 희소한 세상이다. 너무나 많은 사람들이 희소한 것을 갈구하고 또 그것보다 더 많은 사람들은 희소한 것을 찾으려고 노력하고 있다. 희소한 것은 희소하기 때문에, 그러니까 드물게 존재하는 특성으로 인해 가치를 지니는 것인데, 희소한 것을 희소하지 않게 만드는 구조로 인해 희소가치가 없어지고 있다. 우리내 주변. 학교, 동아리, 직장, 회의 석상이나 포럼, 간담회 등 마주칠 수 있는 여러가지 상황에서 희소성을 강조한다. 오늘날에는 말하자면 Unique한 것이야말로 당신이 찾아야하는 유일한 항목이다. 더군다나 짧은 기간 안에, 더 빠르고 더 정확하며 더 상세하게 찾아야 한다. 희소한 것을 빠르게 찾는 재능을 가진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이 세상 어디에서도 먹고 사는데 지장이 없을 것이다. 하지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