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 블로거로서 나의 일과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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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블로거로서 나의 일과 공개


모두들 그런건 아니지만 몇몇분들이 제 일과를 궁금해하십니다. 일상생활은 언제 하는지, 글은 언제 쓰는지, 책은 언제 읽으며, 블로그로 미루어보건대 엄청나게 많은 일을 하는 것 같은데 도대체 그 많은걸 언제 다 하느냐 등 질문의 형태는 다양하지만 본질은 하나입니다. 한마디로 제 일과의 특정 측면이 궁금하다는 것인데요. 사실 저는 자유시간을 최대한 많이 확보해두고 개인적인 취미인 '멍 때리기'를 위해 여유로운 시간을 보내는 방법을 선호합니다. 수많은 물음에 답변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작가이자 글쓰는 블로거로서 어떻게 블로그를 관리하고 글을 써나가는지에 대해 적어보고자 합니다.


보통 7시에서 8시 사이에 기상합니다. 정확한 시간은 없습니다. 평균적으로 7시 30분을 전후하여 기상합니다. 알람같은건 맞춰두지 않았고 매우 조용한 동네의 집이지만 그 시간에 매번 자연스럽게 일어날 수 있습니다. 그전날 새벽까지 술을 마시거나 밤새도록 책을 읽다가 새벽에서야 잠든 날이면 8시가 조금 넘은 시간에 깨기도 합니다. 얼마나 잠을 자버렸는지에 대한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하진 않습니다. 아무튼 약간의 피로감과 졸림을 느끼면서, 이불 속을 빠져나오기 싫다고 호소하는 몸을 겨우 일으키면 몇 분후에는 정신이 듭니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밖의 날씨를 두 눈으로 직접 확인합니다. 야외활동이나 야외작업을 하는게 아니다보니 날씨에 별 영향이 없는 일과지만 그래도 하루의 날씨를 확인하는 일은 즐겁고 신비롭습니다. 날씨를 확인하며 바깥 공기를 한껏 들이켠다음 커피 한잔을 타 마십니다. 일종의 모닝커피인데 책상에 앉아서 마시기보다는 다시 밖으로 나가 펼쳐진 산등성이를 바라보며 홀짝거립니다. 계절에 따라 변해가는 나무들의 모습을 지켜보는건 제가 아침에 볼 수 있는 가장 재미있는 한 편의 영화이자 가장 오래도록 감상하는 둘도없는 그림 한 점입니다.

그 다음 작업실이자 서재이며, 모든 활동이 이루어지는 방으로 돌아와 iMac을 부팅합니다. 그런 다음 트위터, 페이스북을 확인하며 그동안 올라온 재미있는 글들과 정보성 글들, 관심가는 콘텐츠를 훑어보고 스크랩해둘 필요가 있거나 좋은 정보같은 느낌이지만 분량이 상당한 콘텐츠 같은 경우에는 '나중에 읽기 소프트웨어'인 Pocket에 저장해두고 또 다른 콘텐츠들을 훑어봅니다. 여기에서 스크랩된 데이터는 나중에 시간이 날 때마다 읽어서 없애버리고, 읽은 다음 추후에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여겨지면 에버노트나 기타 개인DB에 저장해둡니다.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어느정도 훑어본 느낌이 들면 수백개의 블로그가 구독되어 있는 RSS 리더기로 하루동안 올라온 블로거들의 글들을 읽습니다. 모두 읽진 않고 관심있는 글만을 추려 읽습니다. 대부분의 정보들을 SNS와 블로거들의 포스팅으로 확인하고, 수집하고, 관리합니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첫화면을 띄어놓고 거기에서 확인하는 일은 거의 없으며, 심지어 포털사이트의 첫화면에 접속하는 일조차 거의 없습니다. SNS와 블로그 세계에서 파도를 타며 이런저런 글들을 읽다보면 두뇌와 정신이 어느정도 워밍업됩니다.

그런 다음 이메일을 확인합니다. 필요에 의해서 이메일 계정 3개를 하나의 소프트웨어를 통해 동시에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하룻밤사이에 엄청나게 많은 이메일이 와있는데, 그 중에서는 스팸메일도 있고 광고메일이나 특정 기업의 뉴스레터라던지 팜플릿, 브로슈어, 정보성 글들과 이슈들이 복잡하게 섞여있습니다. 대부분은 그자리에서 이메일 자체를 확인하며, 답장이 필요한 메일인 경우에는 곧바로 답장을 보내지않고 오후로 미뤄둡니다. Todo List나 GTD로 대표되는 일정관리 프로그램에 '이메일 답장'이라고 써넣은 다음 이메일 클라이언트를 더 이상 쳐다보지 않습니다.

이제 티스토리 블로그에 로그인하여 달린 댓글들을 읽어보고 블로그를 관리합니다. 최근에 티스토리에도 스팸 댓글이나 스팸 방명록이 유독 많이 늘어나다보니 그런것들을 확인하여 일일이 삭제해주는 번거로운 작업을 해줍니다. 그런 다음 글쓰기를 위한 준비를 합니다. 아이튠즈 재생리스트에서 마음에 드는 음악을 틀어놓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글을 쓸 때에는 그 글의 분위기에 따라 음악 선정을 달리합니다. 주로 클래식, 뉴에이지를 들으며, 자연의소리 혹은 화이트노이즈로 대표되는 프로그램을 실행하여 효과음을 들으며 글을 쓸 때도 많습니다. 이 효과음과 음악이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의외로 글쓰기에 많은 영향을 주는 것 같습니다. 클래식이나 뉴에이지의 슬픈 음악을 들으면 약간 우울한 느낌의 글이 써지고, 클래식의 웅장한 음악을 들으면 글이 조금 호전적인 스타일이 됩니다. 편안한 글과 소리를 들을때면 기분에 따라 글의 성향이 좌우되며, 아침 일찍 확인했던 날씨에도 어느정도는 영향을 받는 것 같습니다.

작가, 블로거로서 나의 일과 공개

보통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글을 씁니다. 어떤 글인지는 상황에 따라 다른데, 집필 중인 책의 원고나 칼럼, 일기를 쓰기도 하고 블로그에서 연재 중인 <제 3자의 기록>이나 <블라이트> 혹은 <저 사표쓸께요>같은 블로그용 포스트를 작성하기도 합니다. 글쓰기에 재료가 되는 자료나 인용, 아니면 비슷한 주제를 가진 글의 참조가 필요할 때는 평소에 스크랩하여 만들어두었던 개인DB의 '글쓰기'카테고리에서 해당 주제를 검색하여 찾아낸다음 읽어보고 적절히 활용합니다. 여기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은 Devonthink와 Evernote, Pocket 등입니다. 글의 주제는 대부분 그 전날 저녁에 결정되거나 Todo list에서 별도로 관리 중인 '써야할 글 목록'을 참조합니다. 연재 글이 아니어도 정보성 포스트를 써내려갈 때도 많습니다. 특별한 약속이 있지 않은 이상 오전 시간은 글쓰기로 보내게됩니다. 어떤 글이든 해당 시간에는 무작정 글을 씁니다. 점심시간이 올 때까지 글을 씁니다. 글을 쓰는 와중에도 중간중간에 커피를 마시기도 하고 화장실을 오가기도 하고 글이 답답하게 안 풀리는 날이면 다시 베란다에서 바람을 좀 쐬고 돌아와 글을 이어가기도 합니다. 완성된 글은 오타점검 등의 간단한 수정작업 이후 블로그에서 발행합니다. 발행하는 글은 SNS로 송고되고, 이후 약간 쉬어가는 느낌으로 페이스북같은 SNS와 블로그 RSS를 다시 한번 확인하여 읽습니다. SNS나 블로그의 댓글이나 다른 사람들의 의견교환에서도 괜찮은 인사이트를 얻을 때가 많아서 관심있는 글이라면 꼼꼼히 읽어봅니다.

수집되어 진 자료는 시간날 때 마다 틈틈히 읽는 편입니다. 실컷 모아두었다가 때가 되었다 싶을 때면 불필요한 자료는 삭제, 필요한 자료는 폴더트리에 의해 DB형태로 보관되고 관리되며 추후 유용하게 사용됩니다. 매일매일의 목표는 '나중에 읽기 목록'의 아이템이 0(Zero)가 되는 것인데, 단 한번도 성공한 적이 없을만큼 쉽지가 않습니다. 그럼에도 최소의 숫자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가끔 자료를 찾을 때 자료가 제대로 분류되어 있지 않아 2군데 혹은 3군데에서 찾아야하는 번거로움이 있지만, 그건 아주 가끔이고 왠만하면 다 찾을 수 있는 패턴이라 큰 문제없이 사용 중입니다.

외부에서 다른 분들과 식사를 할 때 정도를 제외하면 점심시간을 강제하고 있진 않습니다. 배가 특별히 고픈날은 일찍 밥을 먹기도 하고 재미있는 읽을거리나 글을 쓰다가 너무도 집중한 나머지 타이밍을 놓칠 때면 점심시간이 오후 2시가 훌쩍 넘어갈 때도 있습니다. 이후 1시간 정도는 TV 프로그램이나 영화 등을 보며 점심을 먹습니다. 여기에는 직접 요리를 하는 시간도 포함됩니다. 점심을 먹은 후에는 책을 읽습니다. 이때의 책 읽기는 글감을 찾는 것 뿐만 아니라 어휘 훈련이나 독서 훈련, 단순 재미를 찾으며 휴식을 취하는 행위처럼 저의 일과에 아주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많은 아이디어들이 이때 얻어지는데,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를때면 재빠르게 아이폰의 특정 앱을 실행하여 기록해두고는 그 아이디어에 대해 더 이상 깊게 생각하진 않고 다시 책으로 빠져듭니다. 오후에 읽는 책은 무조건 종이책이며, 주로 내용이 무거운 책들이나 자기계발서적같은 실용서, 철학이나 문학 소설들을 읽습니다. 책상에 앉아 읽기보다는 양반다리를 하고 읽거나 누워서 읽습니다. 오후시간대에는 해가 잘 들기 때문에, 형광등을 켤 필요가 없으므로 누워서 책을 읽기에 한 없이 좋습니다. 팔이 약간 아프지만 자주 읽다보니 이것도 요령이 생깁니다. 한 권의 책을 집중적으로 파기도하고 여러권의 책을 번갈아가며 읽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문장이나 아이디어, 스크랩하고 싶은 문구들이 나오면 그것을 보관해둡니다. 이 보관방법을 예전에는 스마트폰의 메모 앱 등에 직접 타이핑하는 형태로 했었는데, 최근에는 아예 그 페이지를 스마트폰으로 촬영해버립니다. 나중에 확인한다 치더라도 어느정도는 기억에 남아 있기 때문에 해당 문장을 충분히 추출할 수 있습니다. 촬영 후에는 다시 책을 읽습니다. 책에 집중된 정신상태와 분위기를 최대한 유지하는 선에서 작업이 이루어집니다. 이런식으로 또 2시간에서 3시간 정도 책을 읽습니다. 그러면 약간 졸리기도 하고 하품이 나면서 두뇌가 쉬고싶다고 외치는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아지는데 이때 잠깐 눈을 붙입니다. 낮잠시간은 30분 정도됩니다. 이때에는 자칫하면 몇 시간이고 잠에 빠져들 수 있는 탓에 알람을 맞춰둡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이런저런 생각들 때문에 잠들지 못하고 그냥 누워만 있다가 일어나기 일쑤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뇌와 몸은 어느정도 회복되는 것 같은 느낌이 있습니다.
예전에 이 시간에는 가끔씩 기타를 연주하기도 했었는데, 회사를 다니면서 기타와 멀어진 세월을 포함해 수년동안 기타를 잡지 않았더니 손 끝의 굳은살도 모두 없어져버렸습니다.

외부에 약속이 있거나 미팅이 있는 날이면 읽을 거리를 항상 준비해서 나갑니다. 그리고 약속시간보다 확실히 일찍 도착하기 위해 할 수 있는 한도 내에서는 최대한 빨리 출발합니다. 먼저 도착하여 기다리는 편을 선호합니다. 예전에는 책 한권을 들고다니면서 상대방을 기다리는 동안 책을 읽거나 지나가는 사람들을 멍하니 바라보며 이런저런 글감을 생각하며 시간을 보냈습니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전자책 리더 앱을 통해 짤막하게 이루어진 전자책들, 이를테면 시집이나 우화형태의 고전 등을 읽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상대방이나 사람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다보면 다양한 생각들이 많이 떠오르는데, 이때의 아이디어들은 나중에 글감이 되기도합니다. 예전에는 대화를 나누는 와중에 스마트폰 메모 앱이나 노트 등을 펼쳐 키워드 형태로 기록해두곤 했었는데, 면전에 대고 그렇게 하다보니 왠지 상대방에 대한 실례인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취조하는 느낌이 들지는 않을까 염려되어 어느순간부터는 그렇게 하지 않고 있습니다. 대신 대화나 미팅이 마무리 된 이후 혼자 조용한 시간을 가지며 나누었던 대화를 복기해보면서 생각했던 내용들을 별도로 정리합니다. 실제로 누군가와 대화를 나누면서 얻어지는 아이디어와 글감이 많고, 또 이런 글감들은 아주 강력하게 작용합니다. 시대적 문제점들과 궁금증, 문화 등을 다양하게 공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제 첫번째 저서인 <1인분 청춘>은 친구와 대화를 하고 조언을 해주다가 너무나도 답답한 나머지 그 친구에게 해주고싶은 이야기를 블로그에 글로 풀어놓은 것이 시작이었습니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는 인터넷 서점에 습관처럼 방문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일요일 저녁 시간에 인터넷 서점에 접속합니다. 인터넷서점에서 새로나온 신간들과 베스트셀러, 추천도서 등 여기저기 들쑤시며 이런저런 책들을 접합니다. 책 제목과 저자, 인터넷 유저들의 한줄평을 참고하고, 목차 등을 간단하게 살펴봅니다. 그러다가 마음에 드는 책이 있으면 이것저것 따지지 않고 일단은 장바구니에 투척해 넣습니다. 분야를 가리지는 않고 조금이라도 관심이가면 일단 장바구니에 보관해둡니다. 최근에는 시인들의 감수성이 마음에 들어 시집 카테고리에도 자주 접속하는 편입니다. 경제/경영/자기계발과 에세이 카테고리, 소설 카테고리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봅니다.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은 심리학쪽 도서나 두뇌과학 도서도 꼼꼼히 살펴봅니다. 한달에 한 번 정도는 장바구니 리스트를 훑어보고 불필요하다싶은 책은 제외한 다음 통째로 주문합니다. 하지만 제외되는 책은 거의 없습니다. 대부분 그동안 모아두었던 책들이 몽땅 주문되는데 가격이 상당하고 갯수도 많습니다. 가지고 있는 책을 모조리 읽은 다음 책을 구매하는게 아니라, 아직 한참 남은 상태에서 계속 주문만 하다보니 책을 읽는 속도보다 쌓이는 속도가 더 빠릅니다. 그래서 책장은 항상 꽉차 있습니다. 그럼에도 '언젠가는 다 읽겠지'라는 생각으로 이 패턴을 반복하고 있습니다.
또 한 달에 한 번 정도는, 특히 심심할 때면 주말 시간을 이용해 오프라인 서점에 방문하기도 합니다. 진짜 마음에 드는 책이 있지 않는이상 책을 사지는 않고 그냥 분위기를 느끼며 책들의 세계를 헤엄치다가 되돌아옵니다.

저녁식사를 하기 전까지는 음악을 듣거나 인터넷 서핑 등을 하며 가볍게 시간을 보냅니다. 저녁을 먹으면서는 주로 지금까지 스크랩해두었던 블로거들의 글이나 정보들을 읽으면서 밥을 먹습니다. 좋은 글들이 너무나 많아서 읽을거리가 없어질 걱정은 없습니다. 저녁 식사 이후에는 가볍게 글을 쓰거나 블로그를 관리하고 SNS에 몇 가지 글을 쓰기도 합니다. 그런 다음 Todo list를 점검하고 '써야할 글 목록'을 조율하고, 글쓰기를 위한 아이디어 및 글감들을 살펴보며 '어떤식으로 글을 풀어쓰면 좋을지'에 대해 생각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어떤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그 아이디어와 개인적인 경험을 매칭시켜 혼합해 본 다음 엮을 수 있는대로 엮어 글로 풀어낼 수 있는지 따져봅니다.
깊숙히 생각해 볼 주제에 대해서는 마인드맵을 그리면서 기획해봅니다. 그리고 써야할 글들의 목차를 확인하고 그 목차에 새로운 아이디어들을 추가해 새로운 목록을 만들어낸 다음, 그것에 기초하여 다음날 또 글을 씁니다. 완벽한 목차나 기획으로 글을 쓰진 않습니다. 어느정도 연재가 가능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고 직관적으로 그렇게 해야 될 것만 같은 느낌이 들면 일단 시작하고 봅니다. 그러다가 몇개의 주제들은 빠르게 연재되다가 중단되기도 했지만 곧 부활시킬 수 있을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일정을 살펴보면서 준비해야 될 것들을 확인합니다. 준비해야 될 것들이 있다면 todo list와 미리알림, 캘린더 등을 활용해 입력해둡니다. 하루동안 지출했던 비용들을 종합하여 가계부 프로그램에 입력하고 지금까지 얼마의 예산이 관리되고 있는지 훑어봅니다. 한마디로 일상관리와 스케쥴 관리 등은 대부분 저녁시간에 이루어집니다. 하지만 술자리를 좋아해서 저녁 시간에 술자리가 잦다보니, 술자리가 있는 날이면 저녁시간대의 일과는 없는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언제나 그렇지만 술자리에서 나누는 이야기들도 언제든지 글감으로 삼습니다. 그 누구라도 저에게는 언제 어디서나 글감과 아이디어를 주는 씽크탱크(ThinkTank)이자 오아시스가 됩니다.

작가, 블로거로서 나의 일과 공개

토요일은 외식과 여행으로 보냅니다. 제 블로그에 있는 여행 글은 모두 이 토요일에 이루어진 것입니다. 1박 2일로 다녀올 때도 있지만 당일치기 여행이 많습니다. 계획을 하고 가는 여행이 있고 무작정 갑작스럽게 떠나는 여행도 있다보니 토요일에는 항상 카메라를 차에 실어놓습니다. 맛있는 음식으로 외식을 하고 여기저기 쏘다니며 세상구경, 사람구경하며 하루를 보냅니다. 저녁에는 간단하게 술 한잔 하거나 장시간동안 특별히 무엇도 하지않고 멍 때리며 소소하게 이런저런 작업들이나 검색들, 이를테면 구글 검색창에 <인생을 바꾸는 기적의 블로그>라고 검색해보며 어떤 리뷰가 새롭게 올라왔는지 확인하는 등의 작업을 하며 시간을 보냅니다.

일요일에는 오전에 영화를 한편 봅니다. 최신영화보다는 시기가 좀 지난 영화를 VOD로 감상하는걸 좋아합니다. 장르 중에서는 유주얼 서스펙트나 메멘토 같은 반전 영화를 특히 좋아하고 최근에는 독립영화에도 관심이 생겼습니다. 코미디, 액션영화나 멜로 영화도 즐겨 보는데 25살 이후로 공포 영화는 결코 보는 법이 없습니다. 밤이 너무 무섭고 특별한 상상력 때문인지 공포 영화의 여운이 며칠동안 남아 정신을 괴롭히기 때문입니다. 햇살 쨍쨍한 대낮에 봐도 무섭더군요.
일요일 오후에는 근처에서 친구들과 만나 가볍게 커피 한잔하며 이런저런 일상을 나누고, 날씨 좋은 날이면 공원에서 베드민턴을 치기도합니다. 친구들과의 약속이 없는 일요일 오후에는 낮잠을 좀 자고 청소를 하고 빨래를 하는 등 집안일을 좀 합니다. 최근에는 고등학교와 대학교 이후 한번도 하지 않았던 농구를 다시 해보고 싶은 마음이 있어서 농구장과 함께할 멤버를 찾는 중입니다. 뭐, 귀찮으면 안할수도 있겠지만요.

매일 잠들기 직전에는 전자책 뷰어인 크레마샤인으로 전자책을 봅니다. 모든 불을 끄고 누워서 봅니다. 예전에는 종이책을 봤는데 형광등과 그것으로 인해 발생하는 그림자들 때문에 눈이 아프고 시력이 많이 나빠지는 것 같아 크레마샤인으로 갈아탔습니다. 이것도 시력보호에 큰 효과를 주는 것 같지는 않지만, 형광등과 그림자 때문에 눈이 아픈 현상은 어느정도 없어지지 않을까 생각되어 그렇게 하고 있습니다. 전자책으로는 주로 고전문학작품과 소설류를 읽습니다. 잠자리에서 거친 내용을 가진 실용서를 읽으니 영 집중이 안되었기 때문입니다.

위와같은 이러한 일련의 과정들을 365일 매번 반복하는 것은 아니고 상황에 따라 조금씩은 달라집니다. 저 역시 작가나 블로거 이전에 사람이다보니 관심사는 계속해서 바뀌고, 또 매번 똑같은 패턴을 매일같이 할 수만은 없습니다. 가끔씩은 랩도 하고 음악을 작곡하기도 하며 FEEL이 심하게 받는 날에는 녹음을 하고 믹싱 작업을 하기도 합니다. 조용한 평일에 오전에 아무런 계획없이 어디론가 무작정 혼자 훌쩍 떠날 때도 있고, 너무나도 피곤한 나머지 낮잠을 3시간 이상 잘 때도 있습니다. 강연이 잡힐 경우 강연 자료를 만드는데 드는 시간때문에 책 읽기 활동 등이 조금 줄어들기도 하며, 일상을 보내다보면 여러가지 변수가 많은 관계로 확실하게 고정적이라고 이야기하기는 힘듭니다. 하지만 평소 일과인 것 역시 사실이며 보통 대동소이 합니다.

얼마전까지는 꽤나 바쁜 회사에 근무하고 있었던 관계로 블로그 관리에 많이 소흘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렇게 좋아하는 글쓰기조차 제대로 할 수 없었는데요. 이제는 많은 것들을 포기하는 대신 조금 자유로운 시간을 확보했기 때문에 글쓰기와 블로그 관리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지금 마음같아서는 제 블로그에다가 '문화 포스트 폭탄'을 투척해버릴 각오까지 되어있지만 실상은 어떻게될지 모르겠습니다. 평소보다, 그리고 그 이전보다 더 많은 글을 더 정성들여 쓰고있고, 더 많은 연구와 아이디어,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우기위해 그 어느때보다도 '노력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한동안 연재가 중단되었던 몇개의 카테고리는 올해 안으로 부활시켜 연재를 종료할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또한 블로그에 지금 천천히 연재 중인 칼럼과 에세이도 지속될 예정이며, 어떻게보면 일반 블로그와는 약간 다른, 텍스트 콘텐츠가 가득한 그런 블로그로 변모하는 한 해가 되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콘텐츠를 창작하는 것. 이 작업은 사람이라면 누구에게나 힘들지만 획기적이고, 어렵지만 성취감이 있는 작업일 것입니다. 글쓰기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마치 옛날 펌프에 마중물을 부어넣은 다음 천천히, 하지만 느리지는 않게 펌프질을 하여 물을 길어 올리는 과정과도 비슷합니다. 마주치는 체험, 들리는 소문들과 약간의 아이러니를 갖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 책, 독서, 그림, 음악, 문화, 블로그, SNS, 길거리에서 마주치는 사람들, 먹는 음식, 고정된 지식과 철학, 전통적으로 승계되고 있는 설화, 민담, 전설 등 인생에서 만날 수 있는 모든 것들이 글쓰기와 직접적으로 연관될 수 있기에 글을 쓰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기에 지금도, 오늘도, 내일도 글을 씁니다. 작가이자 블로거 이전에 글쟁이가 좋고 글로써 다른 사람들과 지식이나 생각을 공유하여 소통할 수 있다는 사실이 공감대의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Featured photo credit: Alejandro Pinto via flickr c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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