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 3자의 기록 - 주 3일제 오늘은 일주일 중 가장 즐거운 목요일이다. 퇴근 시간대라 길거리엔 많은 인파가 있다. 주말을 맞아 동료들과 회식을 하는 어떤 회사의 부서, 서로 어깨동무를 하며 술집으로 들어가는 연인, 떼거지로 몰려가는 대학생 OT그룹, 간만에 외식을 나온 단란한 가족에서부터 부인 몰래 친구들을 만나는 듯한 표정을 가진 중년 남성 그룹과 남편 몰래 커피숍으로 들어가는 중년 여성 그룹도 보인다. 주 3일제가 법적으로 강요된지 수 십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야근과 휴일 출근은 익숙하다. 주 3일제든 주 4일제든 관계없이 요즘은 회사 CEO의 재량에 따른 출 퇴근이 유행이다. 범지구 세계 고용노동 전체 정례회의에서 법으로 강요할 수 있는 부분은 한계가 있으니 월급을 주는 입장에 있는 사람이 최대..
갑작스럽게 눈이 오는 날이었다. 11월 말인데도 새벽부터 시작된 눈은 해가 중천에 뜬 시간에도 계속하여 내리고 있었다. 말그대로 징하게도 왔다. 처음에는 금새 녹아 없어지던 길거리의 눈들이 점차 본연의 색을 드러내며 쌓여가고 있었고, 도로엔 제설차가 시끄러운 소리를 내며 바삐 움직이고 있었다. 지구를 괴롭힌 인류에게 복수라도 하듯 날씨는 점점 더 이상해진다는 기사를 읽은적이 있는데, 그것이 정말인가 보다.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엄청난 눈 덩어리들이 쏟아져 내리고 있었다. 문득 슈퍼스타 공연장에서 마지막 피날레를 즐기던 때가 떠올랐다. 당시에도 하늘에서 눈같은 흰 종이들이 엄청나게 흩날렸다. 그땐 너무나 열광했던 나머지 온 몸이 땀으로 흠뻑 젖었었는데, 지금은 외투를 두 겹이나 입고도 벌벌 떨고있다. 꼭..
결핍이 없으면 원하는 것도 없다. 우리들은 결핍의 중요성을 모르고 있다. 기본적으로 결핍은 모든 것을 바라게 하는 원천이며, 욕심의 근원이다. 또한, 결핍은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놀라운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누군가의 인생을 바꾸게 하는 원동력이 될 수도 있다. 당신이 만약 평생 쓰고도 남을 만큼의 돈을 가지고 있다면, 더 이상 돈에 대한 욕심이 없을 것이다. 그러면 돈을 벌기 위한 생산적이지만 스트레스 가득한 일을 하지 않고도 편안하게 인생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돈에 대한 적절한 결핍이 없다면 돈에 대한 개념까지 잃게된다. 우리의 인생을 한정되어 있다. 누구나 언젠가는 인생의 끝에 마침표를 찍게 될 것이다. 즉, 살 수 있는 날짜에 대한 결핍이 애초부터 존재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는..
하루는 24시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언제나 그렇다. 변함은 없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느끼기에 하루는 엄청 짧을수도, 엄청 길 수도 있다. 따라서 확실히 시간이라는 것은 수치가 아니라 감정에 영향을 받는다고 볼 수 있다. 하루는 생각보다 길다. 따라서 엄청나게 많은 일들을 해낼 수가 있다. 미뤄왔던 청소부터 빨래, 설거지 같은 집안일부터 여행, 식사, 낮잠, 글쓰기, 독서, 공부, 게임, 운동 등. 정말 많은 것들을 할 수 있다. 반대로 하루는 너무 짧다. 24시간 중에서 8시간 정도는 잠을 자야하고, 1~2시간은 식사시간으로, 또 몇 시간은 생리현상을 해결하는데 소비해야 하며, 또 다른 몇시간은 커피를 마시거나 친구들과 수다를 떨고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마셔야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하루에 많은 일을 하기에..
핵가족화 되고 1인 가족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사람들이 스타일이 개인적인 일을 중요시하고 있다. 예전같았으면, 개인적인 일과 함께하는 일 중 무엇을 우선시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대부분이 ‘함께’를 선택하였겠지만, 요즘은 ‘개인’에 무게가 실린다. 개인적인 사생활이 중요시 되면서 남들과의 커뮤니케이션이 줄어들고 있다. 사람은 본능적으로 다른 사람을 궁금해하도록 프로그래밍되어 있다. 관심이 있거나 그냥 심심해서 일 수도 있고, 따라해보고 싶어서 일 수도 있다. 어쨋거나 우리 모두는 다른 사람을 궁금해한다. 개인적인 일상이 중요해지면서 개인 사생활 침해라는 부분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사생활(Privacy)의 본래 뜻은 개인적인 생활을 말하지만 일반적으로는 다른 사람의 침해를 받지 않고 이러한 생활을 자유..
전세계가 혁신 열풍으로 들끓고 있는 시대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라서 여기저기서 혁신 혁신 말들이 많다. 기업 경영에서 가장 변하지 않는 말은 무엇일까? 바로 '변하자'는 말이다. 아무리 변화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현수막을 대문짝만하게 걸어 회사 입구에서 펄럭인다고 한들 진짜 변화는 찾아볼 수 없다. 진짜 변화를 원한다면 가장 밑바닥부터, 그리고 아주 조용하게, 비밀리에 변화를 시작해야지, 전 직원을 모아놓고 '변하자!'고 3번 외친다고 해서 변하지는 않는다. 혁신은 하루 아침에 이루어지는것이 절대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에서 말하는 혁신에 암묵적으로 포함되어 있는 부가사항은 '최대한 빨리, 그리고 안전하게'가 포함되어 있다. 대한민국에 혁신은 없다. 한국은 무언가를 따라하는것에 뼈 속까지 익숙해져 있다...
요즘은 거의 사용되지 않는 단어인 가부사끼는 주식(株式)을 뜻하는 일본말로, 무슨 일을 도모하여 든 비용을 여럿이 추렴할 때 쓰던 말로 알려져있다. 우리말에서 일어의 잔재가 남아있던 40~60년대 사이에 주로 사용되던 단어다. 정확한 명칭은 이지만 언어로 순화되면서 흔히 로 발음된다. 40~60년대생의 어르신들과 대화를 하다보면 으레 가부사끼라는 단어를 들을 수 있다. 이것은 요즘말로 표현해보면 혹은 혹은 로 바꿀 수 있는데, 공동출자와 더치페이, 그리고 1/n과는 약간 성격이 다르다. 더치페이는 자신이 먹거나 사용한 만큼의 비용을 지불하는것이고, 1/n은 전체값을 두당으로 나누어 공평하도록 내게하는것을 뜻한다. 반면 가부사끼는 전체값을 두당으로 나누되, 형편이 어려운 사람은 조금만 내고, 형편이 나은 ..
한 조사 결과에 의하면 남성은 인생의 5개월을 면도하는데 투자한다. 현대인들에게 면도는 남녀 구분없이 모두 중요한 부분이다. 인간의 몸에서 수염이 자라는것은 그것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가령, 눈썹은 빗물이 눈으로 흘러들어가는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고, 머리카락은 두뇌의 충격방지와 체온 유지 등의 역할을 한다. 남성 호르몬의 영향으로 나타나는 남자들의 수염은 오랜 시간동안 남성미를 뽐내는데 사용되었다. 여성들은 대체적으로 수염이 나지 않기 때문에, 수염은 남성들의 전유물로 인식되었다. 즉 수염은 남성이 여성을 유혹하기 위하여 사용하는 일종의 아이템인것이다. 고대 그리스와 로마에서는 남자들이 수염을 기르지 않았는데, 이런 관습은 고스란히 서구사회에 기본으로 정착했다. 수염은 예술가들을 제외하면 더 이상 필요..